"축구 천재 아직 안 죽었습니다." 박주영이 첫 선발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약점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훈 감독은 2일 FC서울전을 앞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2연패 상황에서 우승 후보 서울을 만난 탓이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해와 많이 다르다. 선수 보강을 잘 했다. 비디오 분석을 했는데 약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책은 세웠다. 바로 스리(3)백이다. 앞서 서울을 만났던 전북, 상주가 썼던 전술.
김도훈 감독은 "스리백이 아니면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 "상주와는 다르고, 전북과 비슷하다. 다만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 그 역할만 충실히 해주면 대등한 경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2주 휴식기까지 있었으니 그야말로 벼르고 나온 셈이다.
물론 서울도 스리백을 예상하고 나왔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김도훈 감독이) 상주전을 못 본 것 같다. 공세로 가다가 상주가 포(4)백으로 바꾸고 수세에 몰렸는데…"라고 웃으면서 "아직 초반이니까 여러 공격 조합을 실험하려 한다. 상대가 라인을 내리고 카운터로 나오면 데얀-박주영 조합이 좋다. 공간을 여는 능력이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박주영의 올해 첫 선발 출전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앞선 5경기 모두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결국 서울이 웃었다. 박주영은 2골을 몰아치며 인천 스리백을 뚫었다.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을 3-1로 격파했다. 서울은 전북과 개막전 패배 이후 2연승을 달리며 승점 6점을 기록했다.
확실히 인천은 수비 위주였다. 정확히 말하면 수비만 해야 했다. 전반 33분 김도혁이 골키퍼 유상훈이 나온 것을 보고 센터서클에서 찬 것이 전반전 유일한 슈팅. 김도훈 감독의 바람처럼 대등한 경기가 아닌 사실상 인천 그라운드에서만 공이 오갔다.
서울은 계속 두드렸다. 열리지 않던 인천 골문을 일단 페널티킥으로 열어젖혔다.
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데얀이 수비수를 등지고 돌아서는 과정에서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박주영이 키커로 나서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최용수 감독의 기대대로 박주영이 인천 스리백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박주영은 후반 15분 인천 골문을 다시 한 번 열었다. 주세종의 침투 패스가 다카하기에게 연결되는 사이 박주영은 수비수 뒤로 돌아 골문으로 향했다. 다카하기의 크로스에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시선이 쏠린 사이 박주영은 오른발로 텅 빈 골문에 여유 있게 공을 밀어넣었다. 인천을 울리는 쐐기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