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잘 통하는 곳에 둬도 세균은 그대로구강보건협회 "식사 후 1분 이내, 하루 3번 닦으면서 8번 이상 헹궈야"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한 치아 관리는 필수적이다. 인생의 다섯 가지 복(五福)에 치아가 포함될 정도로 인간에게 '씹는 즐거움'은 삶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치아 관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칫솔 등 구강 용품의 기능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작 칫솔관리법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세균 감염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한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총무이사는 일반 가정에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두고 사용한 3종류(일반모, 슬림모, 초극세사모)의 칫솔(각 5개)을 분석한 결과, 별다른 멸균 효과를 볼 수 없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은 대한예방치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칫솔모 1㎟ 당 평균 약 500만 마리 세균이 검출됐다. 심지어 800만 마리 세균이 나온 칫솔모도 있었다.
세균이 묻어있는 칫솔로 그대로 칫솔질을 할 경우 입안 세균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 박 이사의 설명이다.
입안에 분포하는 세균은 크게 '비활성화균'(Candida albicans), '충치유발균'(Streptococcus mutants), '치주질환균'(Porphyromonas gingivalis)으로 구분된다.
이 중 비활성화균은 칫솔에 있는 세균과 만나 치아 상태를 악화시키며, 충치유발균 역시 더욱 발현된다.
박 이사는 "칫솔에서 대장균까지 검출된다는 기존 연구논문은 상당히 많다"며 "의료기관처럼 멸균소독기(오토클레이브 등)를 사용할 수 없는 가정에서는 특수 약품을 활용해 칫솔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칫솔관리를 위해 유럽 리히텐슈타인에서 개발된 한 특수 약품의 경우 멸균 효과를 99.9%까지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겐트대학 연구진의 세균 배양 시험 결과, 세균 500만 마리가 약품을 거친 후 5천마리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약품은 물에 넣으면 기포(발생기 산소)가 빠르게 생성되면서 칫솔에 있는 세균을 소멸시키는 원리로 개발됐다.
박 이사는 "각종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이와 같은 특수 약품이 녹아있는 물에 칫솔을 담근 후 사용한다면 충분한 멸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칫솔관리법과 더불어 올바른 칫솔질 요령에 대한 대국민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음식물 섭취 후 3분 이내에 3분 동안 하루 3번 닦자"는 '3·3·3 운동'을 미국치과의사협회처럼 '1·2·3·8 운동'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1·2·3·8 운동'은 "음식물 섭취 후 1분 이내에 2분 동안 하루 3번 닦으면서 8번 이상 헹구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박 이사는 "칫솔, 치약 등 구강 용품 기능이 우수해졌기 때문에 굳이 3분 동안 치아를 닦을 필요는 없다"며 "단, 치약의 일부 성분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을 경우 오히려 치아 건강에 안 좋으므로 8번 이상 물로 깨끗하게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