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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고급화, 藥일수도 毒일수도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한해에 100여종이 넘는 신차가 쏟아지면서 전 세계 어디보다도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위한 고급화 전략이 다양하게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고급화 전략에 따른 비용 상승을 감수하고 어렵게 내놓은 차가 잘 나가지 못하면 손실도 배가되는 만큼 자동차 업계의 고민도 크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 소형 SUV 니로에는 국산 타이어가 아니라 고급 수입 타이어 미쉐린을 달았다. 먼저 출시된 현대차의 준중형 친환경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도에도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했다.

    고급차가 아닌 소형 SUV와 준중형차에 프리미엄급인 미쉐린 타이어를 적용한 것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국산보다 가격이 비싼 고급 수입 타이어를 사용한 것은 차의 동력 성능과 연비를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여기에다 고급 타이어를 끼움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연비와 승차감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라고 할 때, 고급화 전략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고급화는 최근 자동차 업계의 주요 화두이다.

    타이어만이 아니라 엔진, 변속기, 차체 강판, 안전사양, 디자인, 실내외 인테리어, 오디오 시스템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다.

    기아차 신형 K7, 르노삼성 SM6의 초기 성공도 소비자들이 단번에 고급감을 느낄 수 있는 사양들을 과감하게 적용하면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확보에 성공했다는 얘기이다.

     

    고급사양을 다양하게 채택했다는 SM6의 경우 가격이 2325만~3250만원으로, 기존 SM5 가격과 트림별로 최소 35만원(가솔린 2.0 GDe LE 기준)에서 최대 170만원(가솔린 2.0 GDe PE 기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는 새로운 부품을 적용한 만큼 SM5와 공유하는 부품이 몇 개 되지 않는다"며 "(고급화에 따라) 사실 남는 것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SM6가 가성비 확보에 성공한데는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르노삼성과 르노본사의 전략적 가격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요컨대 자동차 고급화에는 비용 상승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해 100종이 넘게 신차가 나오는 상황에서 ‘고급화’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비용 상승을 감수하고 어렵게 내놓은 차가 호응을 얻지 못할 경우이다.

    이대 박재용 교수는 "국산차와 수입차 합해서 한 해에 100종이 넘는 신차가 출시될 정도로 차종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또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은 세계 누구보다도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들"이라면서 "결국 이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고급화 전략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지만, 비용 상승을 감수하고 어렵게 내놓은 차가 호응을 얻지 못하면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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