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0의 우승 확률을 향해 질주하는 레스터 시티의 깜짝 돌풍. 베팅업체들은 웃으며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결과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4일(한국시각) 세계적인 베팅업체 윌리엄 힐의 그래엄 샤프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레스터 시티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1400만 달러(약 161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ESPN과 인터뷰에서 “레스터의 우승은 베팅에 참가한 이들에게는 동화 같은 일이지만 베팅업체에는 악몽이다. 하지만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연고를 둔 베팅업체 윈의 스포츠부문 담당자 존 아벨로는 “이런 베팅은 다른 종목에서는 볼 수 없는 결과”라며 놀라워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도박사들이 예상한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은 1/5000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 팀과 승점차가 6점에 불과한 14위로 마친 레스터였다는 점에서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이는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아있을 확률, 또는 네스호의 괴물이 실제로 존재할 확률이라는 표현으로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것이 베팅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윌리엄 힐은 이 가능성에 자신의 돈을 건 이들이 25명이나 된다고 소개했다.
레스터는 그야말로 거짓말 같은 경기를 선보이며 불가능할 것으로만 보였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의 손에 넣었다. 32라운드를 마친 현재 레스터는 프리미어리그 20개 클럽 가운데 가장 먼저 20승 고지(9무3패.승점69)를 밟았다. 2위 토트넘과 격차는 7점이나 벌어졌다. 레스터는 남은 6경기 가운데 4승만 추가해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6번째 클럽이 된다.
윌리엄 힐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1/5000의 가능성에 레스터의 우승을 예상한 25명을 상대로 베팅을 취소하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처음에는 1.42달러의 베팅에 4019달러의 보상금을 제시했지만 사우샘프턴과 32라운드를 앞두고는 4121달러로 금액이 올랐고, 이 경기를 1-0으로 승리한 뒤에는 4659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급해지는 쪽은 윌리엄 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