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와 무소속 권은희 후보 (사진=후보 블로그 캡처)
이름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4‧13 총선에서는 이름 덕분에 득이 됐다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손해를 봤다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대구 북갑의 현역 의원이자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한 권은희 후보는 이름 탓에 비난을 받고 있다며 울상을 짓는 사례다.
권 후보의 애로사항은 '또 다른 권은희'가 있다는 데 있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권은희 후보와는 동명이인인데 대구 유권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저격한 후보'가 자신인 것으로 오해해 비난을 듣고 있다는 것.
결국 지난 3일 성명서를 통해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며 '동명이인 권은희'에게 비판을 해야 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최경환 후보, 국민의당 최경환 후보 (사진=후보 블로그 캡처)
진영이 엇갈려 이름이 같은 경우는 더 있다. 광주 북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최경환 후보는 경북 경산 새누리당 후보인 최경환 의원과 동명이인이다. 정치 성향은 극과 극이다. 최 의원이 친박계 실세라면 최 후보는 김대중정부 청와대 공보비서관 출신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5일 밝힌 20대 총선 후보자등록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동명이인 후보자는 15건(30명)이었다.
권은희, 최경환의 사례 외에도 새누리당에는 2명의 김성태 후보가 강서을(현역), 남양주을에 각각 출마했다. 김종훈(새누리당 서울 강남을, 무소속 울산 동구), 이상민(더민주 대전 유성을, 국민의당 경기 안성), 이우현(새누리당 용인갑, 더민주 용인병) 등도 현역의원과 이름이 같은 경우다.
(왼쪽부터)새누리당 이우현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우현 후보 (사진=후보 블로그 캡처)
이우현 의원은 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또 다른 '이우현'에 대해 "용인시의원을 함께 한 내 동생"이라고 소개한 뒤 "이름 덕을 많이 본 경우"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지역구 현역인 자신과 이름뿐 아니라 권역까지 같은 바람에 인지도에서 이득을 봤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후보 (사진=후보 블로그 캡처)
유명인과 이름이 같아 인지도에서 도움이 된 사례는 또 있다. 서울 양천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황희 후보는 '황희 정승'과 이름이 같다.
많이 들어본 이름이어서 정치 신인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인지도를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또 양천갑의 경우 역대 선거에서 여권에 유리했는데 황 후보가 이름의 도움으로 60~70대 고령층에게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설(說)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