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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⑮]알 수 없는 순천 민심…승리의 바람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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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전지⑮]알 수 없는 순천 민심…승리의 바람은 어디로

    • 2016-04-08 14:41

    '현역' 새누리 이정현에 야당 후보들 도전장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홍석훈 기자)

     

    야권이 강세인 호남에서 집권여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라남도 순천 이야기다.

    현역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이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 꾸준히 두자릿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말 그대로 '삼분정립(三分鼎立)'의 형세다.

    또한 군소정당‧무소속 후보까지 총선 완주의 뜻을 밝히고 있다.

    ◇ '현역 프리미엄' 이정현 "순천 발전이 순천 민심"

    "순천 시민이 지역 구도를 허무는 선거혁명의 주역입니다."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홍석훈 기자)

     

    지난 6일 오후 2시, 영향동 국민은행 앞 사거리에서는 이정현 후보가 연단에 올라 공식 유세 연설을 이어갔다.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얘기를 들으려는 유권자들이 꽤 모여들었다.

    이 후보는 순천 발전에 대한 공약을 밝히며 "이번에 당선된다면 정치권이 주목하는 호남 재선의원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선될 경우 "집권여당의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당대표에 도전해 국회를 개혁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광양만 활성화 대책을 비롯한 지역발전 공약을 밝힐 때 지지자들의 환호성은 커졌다.

    유세현장에서 만난 권재현 씨(남·67)는 "현직 대통령 있는 동안은 (이 후보가) 힘이 있잖아. 2년 동안 버티면서 마무리 사업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순천 지역구에서 이 의원의 고향인 곡성이 선거구에서 빠지면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역의원으로서 '프리미엄'은 건재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예산 폭탄' 공약으로 순천에서 '이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 순천시장 출신 노관규 "바닥 민심은 거짓 일삼는 새누리 심판이다"

    (사진=노관규 후보 사무소 제공)

     

    "순천의 미래를 직접 설계한 사람이 순천의 미래도 책임져야 합니다!"

    순천시장 출신인 노관규 후보는 마이크를 직접 들고 순천 골목골목을 누비는 '저인망식' 선거운동으로 주민들을 만나면서 밑바닥 민심을 훑고 다녔다. 노 후보는 "시민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고, 시민들과 더 가까워지는 데에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노 후보가 직접 파악한 바닥 민심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박수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특히 새누리 이정현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어떻게 옷에 당 표시도 없이 다니느냐. 떳떳하지 않다는 것이고, 시민을 속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비판했다.

    노 후보는 "다만 이정현 후보가 지금까지 해온 거짓말을 이제는 시민들이 많이 알고 계신 것 같다"며 "이제는 더 속아서는 안 되고 박근혜 정권의 들러리가 돼서도 안 된다. 순천의 미래를 직접 만들어온 사람만이 순천을 우뚝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두 번의 순천시장 재임 당시 정원박람회를 직접 유치했던 업적을 내세우면서 "순천을 생태와 경제가 서로를 견인하는 세계자연문화유산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앙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는 심정순 씨(여·54)는 "노관규가 그래도 낫다"면서 "이정현 후보는 너무 박근혜 대통령 이야기만 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구희승 "호남 정치 부활하자는 민심 잡겠다"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홍석훈 기자)

     

    "다시는 호남이 무시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왕조동 길거리에서 마주친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유세 차량에서 "호남을 살릴 힘은 국민의당에 있다"고 외쳤다. 순천 시민들이 호남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안정당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구 후보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순천 민심이 서서히 국민의당으로 가고 있다. 호남을 지켜낼 정당이 국민의당이라는 기대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호남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구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주도하는 더민주에서는 호남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전제한 뒤 "순천 토박이 출신 후보로서 구희승을 중심으로 양당체제를 깨고 호남 정치를 부활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영향동의 이병선 씨(남·68)는 "중앙 정치인들이 호남을 다시는 잘못 건드려서는 안되겠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 여론조사는 노관규 후보 우세속에 추격전 거세

    순천 전통시장 '웃장' (사진=CBS노컷뉴스 총선기자단 홍석훈 기자)

     

    이렇게 세 당을 중심으로 지지자들의 입장이 갈렸지만 유세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아직 잘 모르겠다"였다. 순천의 전통시장인 웃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정다영 씨(여·37)는 "이정현도 괜찮고 노관규도 괜찮은 것 같다. 아직 결정 못 했다"고 했다.

    지지 후보를 정해놓고도 갈팡질팡하는 경우도 있었다. 강순욱 씨(남·71)는 "더민주가 좋고 노관규가 일 잘해서 지지하지만 시장 재임 중에 하차한 게 아쉽다. 이정현도 일을 잘하긴 했다"고 말했다. 국밥집 사장 최경숙 씨(여·48) 역시 "구희승이 젊고 똑똑해 보여 지지하지만 손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이정현과 노관규도 잘하는 것 같아 고민된다"고 답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물과 정당투표를 다르게 하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지난달 29일자 SBS와 TNS코리아의 순천 지역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정현 후보 25.0%, 노관규 후보 45.5%, 구희승 후보 14.5%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거의 20% 가까이 앞섰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지난 5일자 CBS와 국민일보,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가 33.1%, 노 후보가 36.7%, 구 후보가 11.1%로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에서 경합으로 드러났다. 같은 날 나온 MBC와 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0.4%와 39.3%로 다시 벌어지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 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www.nesdc.go.kr)에서 볼 수 있다.

    ◇ 군소정당·무소속 후보들도 총선 완주 의지 밝혀

    한편 원외·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들도 총선을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순천 원도심 활성화와 '청년보부상 프로젝트'를 내건 민주당 최용준 후보와, 서민행복공약 및 청년정책을 내세운 민중연합당 정오균 후보, 그리고 순천만 관광특구 장기개발과 특급호텔 유치 등을 내세운 무소속 박상욱 후보가 나란히 출마한다.

    모두 6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순천. 민심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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