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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한국교회에 부는 지성의 바람 ①

    공부하는 모임, 아카데미 활성화.. 덮어놓고 믿는 신앙에서 벗어나

    최근 한국교회 안에 아카데미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청년에서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수강생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많게는 100명에서 적게는 10명 정도 듣는 아카데미 강의. 한국교회에 아카데미 바람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대표적인 아카데미를 알아보자.

    현대기독연구원은 지난 2004년 시작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김동춘 교수가 유학을 다녀온 뒤 아카데미의 필요성을 느끼고 몇 몇이 뜻을 모아 시작했다. 아카데미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던 시절이어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현대기독연구원은 주로 신학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몰트만이 정립한 정치신학 등 어느 정도 신학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들으면 이해가 쉬운 강좌다. 다음달 2일부터 봄 강좌를 시작하는데, 주제는 '르네 지라르의 십자가의 인류학과 기독교 신학'이다. 제목만 보면 무슨 소리인지 감이 안 잡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공부가 더 필요하다.

    청어람아카데미는 2005년부터 아카데미에 뛰어 들었다. 청어람아카데미는 교회의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강좌는 교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비종교 영역도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지난 25일 열린 청년 컨퍼런스에 강사로 나선 6명 중 3명이 비기독교인이었다. 인문학적 사고와 기독교 신앙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아카데미 후발주자인 새물결아카데미는 지난해 11월 시작했다. 평소 신학서적을 출판해왔던 새물결플러스가 야심차게 준비했다. 새물결아카데미는 신학의 대중화가 목표다. 그래서 성경 강좌도 많이 개설했다.

    성경에 관심이 많거나 호기심이 많은, 또는 성경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들이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좋다. 대부분 아카데미가 저녁에 강좌를 여는데 비해, 새물결아카데미는 낮에도 강좌가 있다. 이밖에도 기독청년아카데미와 바른교회아카데미 등이 활동하고 있다.

    "교회 내 질문 허용하지 않는 답답함이 아카데미 만들어"

    아카데미 관계자들은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한국교회 현실상 지적욕구에 갈증을 느낀 평신도들이 아카데미를 찾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질문과 의심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사람들을 아카데미로 모이게 만든다는 얘기다. 김동춘 교수(현대기독연구원)는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변했다"며 "의심하고 궁금한 것은 직접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아카데미가 한국교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인문학이나 성경공부 등을 교회에서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카데미가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목회자 재교육이다. 목회자 재교육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아카데미가 목회자 재교육도 담당할 수 있다. 실제로 각 아카데미에는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강의도 듣고 공부도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물론 아카데미가 정답은 아니다. 일반 사회에서는 강좌로만 수익을 벌어들이는 아카데미고 있지만, 아직 교회 내에서는 전무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관계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여기에 모이는 이유를 목회자들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하지만 잘 살펴보고 가야 한다. 혹시라도 신천지 등 이단들이 비슷한 이름으로 아카데미를 개설해 사람들을 미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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