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색 상의를 맞춰 입은 신천지 신도 1만 여명이 29일 오후 CBS 목동 사옥 앞에서 CBS 폐쇄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역 주민들은 갑작스런 대규모 시위에 깜짝 놀랐다. 특히, 목동 사옥 주변은 상권 밀집 지역이어서 상인들의 원성이 컸다. 신천지 신도들이 오후 12시를 기해 일제히 몰려들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졌고, CBS 광장까지 신도들로 붐벼 인근 상인들은 제대로 된 상행위가 불가능했다.
인근 목운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은 때 아닌 하굣길 대란에 불편을 겪었다. 자녀의 하굣길 마중을 나온 한 학부모는 “아이들의 공원을 시위대가 점령해버렸다”며, “이러니 반사회적인 단체라고 보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29일 오후 서울 목동 CBS 사옥 앞 신천지 집회. 황진환기자
신천지의 이번 대규모 시위는 이만희 총회장이 지난 2월 집회에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종교방송국을 피래미"로 비유하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신천지 측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이만희 총회장의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CBS목동 사옥 앞 시위를 진두지휘 한 신천지 신하연 섭외부장은 “CBS가 신천지를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어서 이를 항의하기 위해 궐기대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신 부장은 이어 “이번 시위는 전국의 신도들이 CBS가 거짓방송을 하니까 분해서 자발적으로 일어선 것”이라며, “이만희 총회장의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29일 오후 서울 목동 CBS 사옥 앞 신천지 집회. 황진환기자
시위대 70% 이상은 청년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청년들은 “거짓 허위방송, CBS 폐쇄”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동여매고, 시위대의 함성을 이끌었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29일 CBS 보도특집 녹화에서 청년 대학생들이 눈에 띠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신현욱 소장은 “청년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기보다는 동원된 것”이라며, “각 지파 별로 출석 체크를 하고 불참할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SNS와 인터넷 기사를 통해 신천지 시위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누리꾼 전OO씨는 CBS JOY 라이브 방송을 본후 "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이 참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W***씨는 "북조선 군중 집회 같네요. 동원된 사람들은 우리 형제, 자매고 친구들 일텐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목동 CBS 사옥 앞 신천지 집회. 황진환기자
누리꾼 박OO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노래부르고 폐쇄하라고 외치고 미치겠네요"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신천지 신도 1만여 명은 오후 4시 20분 쯤 시위를 마치고 CBS를 향해 야유를 퍼부은 뒤 목동 일대에서 거리행진을 벌인 뒤 해산했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CBS 목동 사옥 주변에 10개 중대 2천 여 명의 병력을 집중시키고, 경찰 버스 10여 대를 정문 앞에 배치해 놓기도 했다. 우려했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