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8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해 전 세계에서 모인 가톨릭 신자와 관광객들에게 기도와 관심을 호소했다.
416가족협의회의 유경근 집행위원장과 윤경희 씨 등 유족 대표단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바티칸 일요 정기 미사에 참석해 '국제 연대를 통해 세월호 비극의 진실을 인양하자'라는 문구를 새긴 노란색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이들은 호기심을 보이는 주변 방문객들에게 세월호 사건 개요를 알리는 인쇄물을 나눠주며 지지와 연대를 부탁했다.
유족 대표단은 가톨릭 교단 등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을 타진했으나 교황의 일정 등 여러 가지 사정상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헤아릴 수 없는 절망에 빠져 있던 유족들이 재작년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큰 위안을 받았다"며 "먼발치에서나마 교황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 바티칸에 왔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7월 내한 때 세월호 유가족 중 1명에게 직접 세례를 주는 등 세월호 참사에 각별한 관심을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바 있다.
유족 대표단은 이어 로마 시내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세월호 사고의 실체와 진실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안전과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60여 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납득할 만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진실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마에 오기 전 독일에서 에스토니아호 유족과 만나 연대를 다짐한 이들은 이후 벨기에 브뤼셀, 영국 런던과 리버풀, 프랑스 파리를 차례로 방문한다. 리버풀에서는 1989년 축구 경기장에 관중이 몰려 96명이 압사한 힐스버러 사건 유가족과 만나 아픔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