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법원 판례 10선'은 법무사인 저자가 살아오면서 법률상담을 하거나 조언을 하면서, 역사나 책에 기록된 인물이나 사건들을 현대의 법정에 세워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라는 다소 엉뚱한 상상력을 글로 엮은 것이다.
김유신, 계백장군, 제갈량, 손무 등의 역사적 인물들이 과대평가되었으며, 그들의 명성 뒤에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자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 사건들을 선택해서 그들의 위선과 허구를 재미있게 각색한 작품이다.
책 속으로“하루는 우연히 미천한 여자의 집에서 묵고 가니”라는 진술과 “말이 옛길을 따라가다가 잘못하여 기녀의 집에 이르렀다”는 진술 및 “그 기생이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원망스러워 눈물을 흘리며 문으로 나가 그를 맞이하였다.”라는 진술은 상호모순된다.
우연히 한번 간 길을 말이 옛길을 따라 다시 가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며 단 하룻밤 새운 임이 상당기간 오지 아니하였음에도 기녀가 변심하지 않았다는 것은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나는 주장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진술을 내맘설에 의거해서 해석해보면, 자주 가서 매번 정을 통하였던 기생에게 가서 보니 기생 표정이 “아 놔. 이 새끼 또 왔네!” 하는 얼굴로 울상을 지으므로 화가 나서 말에게 화풀이한 후 “너 이년, 나를 구박해? 너 장사는 다한 줄 알어!”라고 진상을 부린 것으로 선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김유신]
마속은 항변하기를, 자신보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으로 보이는 관우는 생명을 부지하였고 자신은 처형된 것은 부당하다고 하면서 관우가 조조를 살려준 사실은 모두가 아는 것인데 처벌받지 아니하고 자신은 단 한 번의 군령위반으로 처형을 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아! 본 법원은 눈물이 많다. 죽은 자가 눈물로 호소하는데 이를 외면한다면 진정 현대인이다. 그러나 본 재판장은 현재 및 미래형 인간일 뿐 아직 완전한 현대인이 되지 못하였으므로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마속의 항변을 받아들여 심판하기로 한다. [제갈량]
신데렐라는 항상 일을 하여 재투성이였다고 하는데 설마 아버지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 또한, 신데렐라가 그렇게 힘든 상황에 대하여 아버지에게 이야기하지 아니하였을 리 없다. 이야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야기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며 그것은 평소 행동으로 보아 아버지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계모들을 위한 변동]
진시황이 찾고자 했던 영생의 길. 동박삭도 피하지 못한 죽음, 그 길은 뜻밖에 간단한 곳에 있었다. 지하에서 1층까지 걸어 올라가면 1분 56초 만큼 수명이 연장된다고 분명히 법원 계단에 쓰여 있다. 법원은 본 법원이 살펴본 것처럼 공공기관으로 헌법과 법원 조직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기관이자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한다. 그런 법원이 허위 글을 써놓을 리 만무하지 아니한가? [영생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