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지카 바이러스 감염 1차 진단법들의 오진율이 20~80%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의학전문지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독일감염연구센터(DZIF) 과학자들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와 함께 진단 오류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진단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 급성 감염 여부를 1차 진단하는 기존 검사법은 6가지다. 모두 엄선된 공인 연구소나 보건기관 등의 실험실에서 기기를 이용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방식으로 진행한다.
여기엔 최근 현장 요원용으로 개발된 간이검사키트는 제외돼 있다. 간이검사를 했어도 가검물을 배양한 PCR 방식 1차 검사는 거치게 돼 있다.
이는 피와 소변 속 지카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 즉 RNA(리보핵산) 유무로 판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양성으로 나오면 다시 혈청검사를 해 항체가 있을 경우엔 감염으로 확정하게 된다.
문제는 2차 확진 검사인 혈청검사의 경우 항체 형성 기간을 감안, 증상 발현 후 8일 뒤에야 하도록 권장되고, 그에 앞서 증상 초기에 1차로 하는 PCR 방식 RNA 검출법 신뢰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혈액(소변) 속 바이러스의 농도가 낮은(바이러스 수가 적은) 경우엔 RNA를 잘 감지하지 못하는 데다 여러 변종을 민감하게 가려내고 비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문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검사법들의 민감도와 정확도 등을 일일이 조사한 결과 이런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기존 1차 검사법들에만 의존하면 부정확한 진단이 20~8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혈청검사법을 이용한 항체 유무를 확인, 감염 여부를 확정하긴 하지만 1단계에서 아예 음성으로 나오면 2차 검사를 하지 않게 돼 감염자 중 많은 사람이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기존 PCR 검사들의 문제점을 개선, 검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한편 RNA의 수도 헤아릴 수 있고 변종들 간 비교도 가능한 최적화된 검사법을 고안해냈다.
이들은 학술지 공식 논문 출판에 앞서 보건의료 관계자들이 연구결과와 새 진단법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웹사이트 '지카바이러스 속보'난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본-쾰른지역 DZIF 연구팀은 이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관련해서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검사법을 개발한 바 있다.
DZIF는 독일 교육과학부 주도로 감염병 관련 주요 민·관 연구소와 대학, 대학병원, 학자들이 결성한 협의체이며 7개 권역(13개 도시)별로 나뉘어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