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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가 하퍼에게 "고의 볼넷? 그럼 도루해"



야구

    배리 본즈가 하퍼에게 "고의 볼넷? 그럼 도루해"

     

    "믿을 수가 없군요. 이 장면은 역사에 남을 겁니다"

    1998년 5월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6-8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섰다. 본즈는 초구 승부에 앞서 황당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포수가 서있는 모습을 본 것이다. 당시 애리조나의 사령탑이었던 벅 쇼월터 현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은 투수 그렉 올슨에게 고의4구를 지시했다. 배리 본즈가 '만루에서 고의4구를 얻은 사나이'로 등극한 순간이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전은 대성공. 올슨은 후속타자 브렌트 메인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애리조나가 8-7로 승리했다)

    배리 본즈는 통산 688개의 고의 볼넷을 얻어내 이 부문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약물 시대' 이전부터 투수들이 함부로 승부하지 않았던 타자다. 1992년부터 7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73홈런을 터뜨렸던 2001년 이후 세 시즌동안 각각 68개, 61개 그리고 120개를 기록했다.

    요즘 배리 본즈를 닮아가는 선수가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간판 타자 브라이스 하퍼(24)다.

    톱 유망주 출신인 하퍼는 풀타임 4년차였던 지난해 타율 0.330에 42홈런, 118득점, 99타점, 출루율 0.460, 장타율 0.64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에 등극했다.

    하퍼의 지배력은 올해도 빛나고 있다. 4월 한달동안 OPS(출루율+장타율) 1.121을 기록하며 9홈런 24타점을 쓸어담았다. 지난 4월25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는 팀이 3-4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서 모든 홈팬들의 바람이었던 동점 솔로포를 때려내 슈퍼스타의 존재감을 알리기도 했다.

    요즘 하퍼에 대한 견제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하퍼는 올해 158타석에 들어서 무려 41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리그 1위. 그 중 고의 볼넷이 11개였다. 마찬가지로 리그 1위.

    하퍼와의 승부를 아예 포기한 팀도 있다. 하퍼는 이달 초 시카고 컵스와의 4연전에서 무려 13번이나 걸어나갔다. 고의4구는 4개. 5월9일 경기에서는 무려 6개의 볼넷과 1개의 몸 맞은 공을 기록했다. 6볼넷은 최다 타이기록. 7출루는 최근 100년간 하퍼 외에는 아무도 기록하지 못했다.

    현재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코치로 활동 중인 배리 본즈는 브라이스 하퍼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일 것이다. 하퍼를 향한 본즈의 조언이 미국 언론을 통해 소개돼 관심을 끈다.

    팀에 공헌할 방법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배리 본즈는 지금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피하는 것이 하퍼의 잘못은 아니라며 "그는 도루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2루 베이스를 밟을 수 있고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본즈는 자신의 자녀들이 "아빠, 늘 볼넷만 나와 안타까워요"라고 말할 때마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도루야"라고 답했다고. 그는 "나는 그 당시 주력이 괜찮았기 때문에 도루를 해야 했다. 내 임무는 득점을 올려 상대팀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본즈는 선수 시절 514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하퍼는 본즈의 전성기 시절에는 못미치지만 발이 느린 선수는 아니다. 데뷔 시즌에 18개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이후 도루를 아꼈다.이후 세시즌에 각각 11개, 2개, 6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벌써 지난해와 같은 6개를 기록 중이다.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유망주 출신인 하퍼는 고교 시절에도 볼넷이 많았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퍼의 출루를 어떻게 득점으로 연결시키느냐가 워싱턴의 고민이다. 하퍼가 13번이나 걸어나간 시카고 컵스와의 4연전에서 홈을 밟은 횟수는 3번에 불과했다. 하퍼의 뒤에 배치되는 4번타자 라이언 짐머맨이 2할대 초반 부진에 빠져있어 하퍼의 출루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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