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체코와 원정 2연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4년 전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4로 참패한 아픈 기억을 언급하며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2012년 5월 31일 스위스 베른에서는 한국과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이 열렸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를 달렸던 스페인을 상대한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의 큰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4로 참패했다. 일부 주전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분명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 축구는 매우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4년 뒤 한국은 다시 한 번 스페인과 붙는다. 비록 스페인이 세계랭킹 1위에서 물러난 것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스페인은 세계랭킹 6위의 강호다. 경기 장소도 다시 한 번 유럽 원정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 스페인, 체코와 원정 평가전에 나설 20명의 ‘태극전사’를 공개하며 4년 전 스페인과 대결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시 경기는 내용 면에서 2-8로 패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집되는 선수들에게 그 당시 경기 영상 일부를 보여줄 것이다. 최근 스페인의 경기 영상도 보여주겠다”면서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우리가 계속해서 보여줬던 축구 철학은 잊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 축구는 자신감과 용기 있게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 부족하다. 자신감 있게 스페인을 상대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상대가 스페인이라고 하더라도 이기기 위해 경기를 준비하겠다. 처음부터 이긴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원정 평가전을 할 이유가 없다. 잘 준비해서 경기하고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소속팀 일정을 마친 기성용과 손흥민 등 유럽과 중동리그에서 활약하는 축구 국가대표선수 7명은 스위스, 체코와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훈련에 나섰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틸리케 감독의 남다른 각오만큼이나 선수들의 의지도 굳건하다. 유럽과 중동 리그에서 활약하는 7명의 ‘태극전사’가 대표팀 소집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소집훈련을 자청한 것. A매치 기간이 아니라 소집훈련은 할 수 없지만 이들은 자발적으로 파주NFC에 모여 유럽 원정 평가전을 준비했다.
군사훈련 일정까지 미루고 유럽 원정에 합류하는 축구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최종예선을 앞두고 이 두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기회”라며 “스페인은 세계 최고의 팀이다. 이기면 자신감을 얻을 기회다. 지더라도 얻을 것이 많다. 지금까지 해온 것 중에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할 좋은 평가전”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기성용은 “리그 일정이 끝나고 2주 정도 공백기가 있는데 다 쉬고 3일만 준비해 스페인전을 치른다는 것은 프로선수로서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이왕 할 거라면 100% 몸 상태를 만들어서 스페인전을 준비하자는 공감대가 선수들 사이에 형성됐다”고 특별훈련에 나선 이유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