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졌다. 우리가 알던 그 프로그램이 맞나 싶다.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말이다.
지난 2012년 첫 돛을 올린 '쇼미더머니'는 그동안 논란 제조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시즌4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원색적인 가사로 도마 위에 오른 위너 송민호과 제작진이 공식 사과했고, 프로듀서 산이와 버벌진트는 합격 판정을 번복해 고개를 숙였다. '난장판'이 벌어진 싸이퍼 미션은 아직까지 최악의 미션으로 회자된다.
제작진은 이번 시즌5 제작발표회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한동철 국장은 "힙합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드리지 않도록 조금 더 노력하겠다"며, "시청자들이 조금 더 만족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쇼미더머니'는 '갱생'에 성공한 듯한 모습이다.
'쇼미더머니5'는 기대와 우려 속 지난 13일 첫방송을 시작, 현재까지 3회 분이 전파를 탔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전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 아직 방송 초반이라 속단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논란 제조기'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기세다.
'쇼미더머니'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심의 기준을 강화했다. 욕설을 연상시키는 단어뿐 아니라 가사의 중의적인 표현, 문맥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즌4의 경우 편집 관련해서 비난 여론이 많았는데, 이번 시즌은 온라인을 통해 무삭제 영상을 공개하는 등 시청자들이 오해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온전히 참가자들의 '랩 실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3차 예선을 앞두고 진행된 싸이퍼 탐색전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시즌과 달리 탈락이 없는 조건.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덕분에 보는 재미가 있는 장면이 탄생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요청에 30일 싸이퍼 탐색전을 풀버전으로 특별 편성해 공개하기도 했다.
참가자들 실력도 상향평준화 됐다. 씨잼, 비와이, G2, 레디, 스내키챈, 보이비 등 실력파 래퍼들이 수준 높은 랩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미국 LA예선에서 한국행 티켓을 거머쥔 식플로우, 주노플로, 킬라그램의 등장도 반갑다.
물론, 논란 거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가사 실수에도 합격 목걸이를 손에 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특정 참가자의 실수 장면을 반복해서 내보내 궁지에 몰아넣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거세지 않다. '쇼미더머니'가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목은 시청률과 화제성이다. '쇼미더머니5'는 방송 2회 만에 평균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를 돌파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3회 평균 시청률은 1.5%로 소폭 하락했다. 시즌4 3회가 평균 시청률 3.3%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확 달라진 '쇼미더머니5'가 향후 시청률까지 끌어올리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