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 시각) 마이애미 원정에서 상대 스즈키 이치로의 잇딴 호수비에 가로막혔지만 끝내 2루타를 뽑아낸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사진=노컷뉴스DB)
'KBO산 1호 메이저리거 야수' 강정호(29 · 피츠버그)가 날린 큼직한 타구가 아쉽게 장타로 연결되지 못했다. 일본인 천재 선수 스즈키 이치로(43 · 마이애미)에 걸렸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기어이 장타를 뽑아냈다.
강정호는 3일(한국 시각) 미국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원정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일 휴식을 취한 뒤 2경기 만의 출장이었다.
첫 두 타석 모두 외야로 타구를 날렸지만 이치로의 그물 수비에 잡혔다. 2개 타구가 모두 2루타 이상 장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2회 첫 타석에서 강정호는 대만 출신 좌완 선발 천웨인과 맞닥뜨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73마일(약 117km) 커브를 받아쳤다. 좌중간으로 날아간 타구는 그러나 수비 범위가 넓은 이치로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우익수가 주된 포지션인 이치로는 이날 중견수로 출전했다.
4회가 더 아쉬웠다. 0-3으로 뒤진 가운데 역시 선두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천웨인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6구째 시속 89마일(약 143km) 직구를 파울로 만들며 끈질기게 기싸움을 펼쳤다. 천웨인도 6, 7구 연속 89마일 직구로 정면승부를 걸었다.
강정호는 이 7구째를 놓치지 않고 통타했다. 큼직한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길 듯한 기세로 날아갔다. 최소한 담장을 맞히는 2루타가 될 법한 타구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뛰어간 이치로가 훌쩍 뛰어 타구를 걷어냈다. 하이라이트 장면에 포함될 만한 호수비였다. 127m 말린스 파크의 가장 먼 쪽으로 날아간 게 아쉬웠다.
무엇보다 이치로의 수비가 좋았다. 만약 놓쳤다면 2루타 이상이 될 타구였지만 리그 정상급 베테랑 외야수답게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앞선 타석까지 강정호의 2루타 2개를 앗아간 이치로였다.
하지만 강정호는 기어이 2루타를 뽑아냈다. 0-3으로 뒤진 7회도 선두 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천웨인의 82마일(약 132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2회처럼 좌중간 타구였으나 이번에는 상대 수비가 잡을 수 없었고, 이치로가 아닌 좌익수 크리스티앙 옐리치가 처리하려다 더듬는 사이에 강정호는 2루까지 내달렸다.
6회까지 천웨인의 노히트 노런 행진을 깬 한방이었다. 강정호에 흔들린 천웨인은 이후 볼넷을 내준 뒤 강판했다. 강정호는 후속 매트 조이스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자가 됐다. 추격의 시발점이 강정호였다.
다만 강정호는 2-3으로 뒤진 8회 무사 1, 2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피츠버그는 9회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강정호가 연장 10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가운데 피츠버그는 12회말 옐리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로 졌다.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강정호는 타율이 2할5푼7리로 내려갔다. 피츠버그는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