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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플랫폼 쏟아지는데…국내는 솔루션 경쟁 치우쳐

IT/과학

    스마트홈 플랫폼 쏟아지는데…국내는 솔루션 경쟁 치우쳐

    해외는 독자 플랫폼 경쟁, 국내는 네트워크·통합제어 솔루션에 치우쳐

     

    시장조사업체 마켓샌드마켓(MarketsandMarkets)은 세계 스마트홈 시장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4.07% 성장해 시장규모는 2015년 469억7000만달러(약 54조4천억원)에서 2022년 1217억3000만달러(약 141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홈 시장의 이 같은 성장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한 디바이스와 생활방범 분야에서 시장의 수요가 커지고 있고 국제사회의 에너지 절약과 활발한 저탄소 캠페인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마트홈 업계는 전통적인 가전‧에너지 제품인 TV, 조명, 냉장고, 밥솥, 냉난방, 가스, 전기, 방범, 도어락 등에 각종 센서와 운영체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 기기로 일대 변신하고 있다. IT 업체와 건설업체들은 신축 주택이나 빌딩을 스마트홈‧인텔리전스라는 이름으로 '효율‧안전‧편의'를 강조한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를 적용하고 있다.

    ◇ 구글‧애플 등 스마트홈 플랫폼 내놔…IT 강국 자처하는 한국 아직 미미해

    하지만 여전히 다양하고 개별적인 스마트 기기를 따로 관리하고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통합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최상만 본부장은 "가전업체별로도 플랫폼이 다르고, 어떤 플랫폼이 정답이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 큰 주목을 받은 스마트홈 제어 기기인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같은 스마트 어시스트가 국내에도 나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달 개최된 개발자회의 I/O 2016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홈 기기 '구글 홈'을 공개했다. 아마존 에코에 대응하기 위한 출시였지만 다양한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음성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애플도 음성 인공지능 시리(Siri)를 이용한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iOS 기반 홈킷(Home Kit)을 통해 집안의 모든 스마트 기기를 제어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미 내놨다. 온도조절 장치, 스마트 플러그 등 홈킷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나머지 20%를 점유한 애플의 iOS 플랫폼이 앞으로도 IoT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플랫폼의 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막대한 개발비용 문제로 플랫폼 개발보다는 인프라에 치우쳐있는 모양새다.

    ◇ 플랫폼 개발보다 스마트 기기, 상용 서비스에만 몰려

    LG전자는 스마트 센서 개발에 더 적극적이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올해 초 "기본적으로 LG 스마트홈 서비스는 오픈 플랫폼과 오픈 파트너십을 지향한다"며 "수많은 IoT 플랫폼들이 언제 어떻게 합쳐질 지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래를 대비해 어떤 표준과도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의 IoT 플랫폼인 브릴로(Brillo)와 통합모듈 위브(weave)를 가져오거나 애플의 홈킷 등 시장에서 대세로 가는 IoT 플랫폼을 가져와 탑재하거나 모든 기기들이 호환이 가능한 통합플랫폼이 개발되면 이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통신사들은 강점인 네트워크 기반 IoT 통합 솔루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개방형 IoT 허브 플랫폼인 '아이오티 메이커스(IoT Makers)'를 공개했지만 주로 B2B 시장에 쏠려있다. SKT도 역시 개방형 IoT 허브 플랫폼 '싱 플러그(Thing Plug)'를 통해 B2B 시장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이와 달리 'IoT앳홈'과 같은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IoT 도어락, 가스락, 열림감지센서, 스위치, 플러그, 에너지미터 등 주로 스마트 센서 기기들을 내놓고 있다.

    오랜 개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OS 플랫폼 개발 대신 적용이 쉽고 비용도 적게 드는 스마트 기기나 솔루션 개발에 치우쳐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스마트홈 업계가 가입된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의 입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상만 본부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이든 호환이 되는 공동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국내만이라도 공동플랫폼이 나와 줘야 한다. 현재 정부사업으로 추진 중인 IoT 공동플랫폼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방형 오픈소스 기반 공동 플랫폼을 개발해 업체 각자의 플랫폼을 이용하면서도 상호 디바이스가 호환되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스마트폰 플랫폼에서 구글에게 큰 상처를 입은 삼성이 가전분야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며 독자 OS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에 대항해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TV와 냉장고를 출시한 바 있다. 최근 IoT 허브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 Things)'와 통합 모듈 '아틱(ARTIK)'을 공개하며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삼성은 올해부터 출시 가전에 스마트싱스를 탑재해 2020년까지 모든 삼성 가전제품을 연결해 통합제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 기술 표준·대세 플랫폼만 기다리는 국내 기업들 리더 역할은 '포기'

    삼성과 인텔, 퀄컴, MS 등이 주도하는 OCF가 최근 통합 출범해 IoT 글로벌 표준을 개발하고 있고, LG도 곧 가입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생긴 ITU-T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표준화 기구만 1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표준보다 플랫폼이 모든 IoT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체들이 내놓은 인프라 허브 플랫폼도 결국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플랫폼과 스마트폰 디바이스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IoT든, 스마트홈이든, 자율주행차든, 드론이든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통합제어 툴과의 연동은 불가피하다"면서 "이것이 종국에는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의 영향 아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카이스트 민홍철 교수는 "상품적 가치로 보면 플랫폼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에 따라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 제 3의 대세 플랫폼을 받아들여 시장만 확보하려는 방식은 당장 돈이 되는 것을 찾는 기업의 상업적 논리에 불과하다"며 "플랫폼 개발을 소홀히 하면 기술의 축적도, 선도성도 불가능해져 미래에는 기술 잠식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삼성전자가 뒤늦게나마 타이젠 OS를 이용해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거기에는 시장에서 성공을 위한 목적으로만 가져가서는 안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IoT와 접목 시키고 자동차 기술과 접목시키는 등의 다차원의 기술 개발 노력과 성공·실패·교훈을 얻는 과정을 반복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미국 실리콘 밸리와 중국의 샤오미나 알리바바와 같은 R&D에 집중하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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