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의역 사고에 대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안전분야 외주화와 메피아 척결을 위한 근본대책 수립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와 관련해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호된 질타를 받았다.
당초 서울시는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된 뒤 간담회를 열 것을 희망했지만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이어 국민의당의 청문회 제안까지 이어지자 간담회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의원들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박 시장에게 "매우 실망스럽다"고 질타를 쏟아내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전했다.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지적해온 문제들이 개선되지 못하고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부조리의 집합체인 것 같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서울시는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 서울,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 나라, 박원순 시장이 생각하는 정치를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 서울시당위원장인 신경민 의원도 "이번 사고는 박원순 시장이 꿈꾸는 세상과 전혀 안 맞는다"고 직격탄을 날린 뒤 "이번 기회에 서울시가 전관예우 문제를 전면적으로 점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죽어야 좋아지느냐'에서 '죽어도 안 된다'는 패배적인 문화가 만연해졌는데 이번 일이 이런 문화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 정략기획위원장인 이철희 의원도 "'내 삶을 바꾸는 서울시장'(박 시장의 캐치프레이즈)으로서 (박 시장의) 이번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매우 중요한데 박원순 식 문제해결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서울시는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당의 수치가 아니라 자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시장이 자기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서울시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더민주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재경 대변인은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박 시장을) 감싸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것(여론)이 당내에 형성돼 있다. 따질건 따지고 물을 건 묻고 고칠 건 고치겠다는 입장 견지하고 있고 거기에 맞게끔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나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청문회에 대해서는 "당 입장을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공개 발언을 통해 "어제 박 시장이 죄송하다는 사과말씀을 하셨다. 박 시장이 말씀하신 바를 그대로 듣고 이것이 계기가 돼 여러가지 협치가 이뤄질 것이란 걸 믿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박 시장께서 책임 지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한 뒤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