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경남도청에서 만난 문 전 대표와 홍 지사 모습. (사진=김효영 기자)
야권의 대선유력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신공항 예비 후보지인 가덕도를 전격 방문하면서 '신공항 이슈'가 정치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요청이라는 형식을 빌어 더민주 부산 의원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항은 외톨이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육상과 해상 운송을 연계하는 복합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상 신공항 후보지로 가덕도 지지 입장을 천명했다.
문 전 대표는 신공항 입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관련해 "객관적이고 공정하면 부산시민들이 바라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에 앞선 지난 총선 부산 유세에서도 "부산에서 더민주 국회의원 5석을 주면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공항 입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이라며 "정부의 신공항 입지 용역이 불공하게 진행될 경우, 부산 시민들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용역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어 결과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리고 "신공항 평가 기준에서 국제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그 기준에 따르면 된다"며 "부산 시민들은 평가 절차가 공정한 지 투명한 지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가 가덕도를 찾아 신공항 입지 지지 입장을 피력하자, 인근 경남도 홍준표 지사는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각을 세웠다.
홍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의원이 가덕도를 방문해 여권 갈라치기에 나선 것을 보고 그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명백히 보았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국가 백년대계인 신공항 국책사업을 국익 차원에서 바라보지 않고 영남 갈라치기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얄팍한 술책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한민국 지도자답지 않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또 "문 전 의원의 술책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부산 여권 정치인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가 문 전 대표를 향해 "지도자 자격이 없다"며 반격하면서 '가덕도 이슈'가 영남권을 넘어 전국적인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신공항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와 같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