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한 시민이 질서 유지 안전펜스를 사이에 두고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 회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1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사실과 다른 메시지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달라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오전부터 돌기 시작한 이 내용은 CBS의 취재 결과 상당 부분 사실과 달랐다. 카톡의 내용은 이렇다.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는 퀴어문화축제에 동성애를 지지하는 교단들이 1시간 씩 돌아가며 성소수자들을 위한 성찬식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 메신저로 떠돌아이 내용에 따르면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국정교회, 대한성공회, 대한기독교감리회(기독교대한감리회를 뜻함)가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성찬을 한다.
하지만 이들 교단들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지 않는다. 특히 감리회의 경우 지난 2월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목회자를 징계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리회가 공식적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기장총회와 한국정교회, 대한성공회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목회자나 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교단의 공식적인 참여는 불가능하다. 교단들이 공식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실행위나 임원회 등을 통한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거론된 교단들은 전혀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메시지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3시부터 4시 30분까지 퍼레이드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한신대 신학대학 학생회와 한신대 신학과 학생회, 감신대 기독교교육학과 학생회, 장신대 신학과 루터대 신학과, 성공회대 기독동아리 '레인', 총신대 성소수자 동아리 '깡총깡총' 등이 참석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선 거론된 학교 학생회는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참석할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학교와 학과의 이름을 걸고 참석하지 않는다. 사실무근인 내용이 떠돌자 각 학교 학생회가 각각 입장을 밝혔다.
감신대 기독교교육학과 학생회는 "현재 페이스북에 감신대 기독교교육학 전공과 신학 전공 학생회가 퀴어 문화축제에 참여한다는 이야기 돌고 있다"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이들은 "현 학생회는 전혀 연락을 받은 적도 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거론된 학교 학생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 입장 발표한신대 신학과 학생회도 마찬가지. 학생회 관계자 역시 "참석을 논의한 적도 없다"며 "왜 이런 루머가 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신대 신학과 학생회 역시 홈페이지에 "장신대 신학과는 참여와 관련해 연락조차 받은 적이 없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혹시 신학과 학우 중에 참석하는 학우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는 분명 개인으로 참석하는 것이지 학생회 이름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총신대 성소수자 인권 모임인 '깡총깡총'은 깃발만 참여할 뿐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한 어떤 특별한 활동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시 30분부터 6시까지 부흥회가 이루어지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축사한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다는 한 기독교인은 "부흥회는 하지 않는다"며 "당연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축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내용에서 사실은 무엇일까. 성찬과 애찬이다. '무지개 예수'라는 이름의 부스를 만들고,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성찬과 애찬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개인적인 자격으로 이루어지는 것일 뿐, 교단이나 학교 학생회 차원에서의 참여는 아니다.
"동성애 반대 이해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한 목회자는 "성소수자를 반대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비판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목회자는 "교단이나 학교 학생회가 참여한다 거나 부흥회를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사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목회자는 이어 "이렇게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들로 인해 한국교회의 신뢰도만 추락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