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중국 TV의 행태가 중국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러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 TV의 한국 프로그램 베끼기 행태에 대한 환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코엔미디어 측에 따르면, 12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장수위성TV '명곡이었구나(原来是金曲)-단오 명곡을 건지다’(端午金曲捞)’와 SBS '심폐소생송'의 방송 화면 비교 이미지가 올라 반향을 일으켰다.
'# 한국 예능, 언제까지 표절할 것이냐'란 관련 토론 주제는 당일 한 때 웨이보 화제 순위 5위까지 올랐다.
해당 게시글은 13일 오전 현재 조회수 6344만 건을 돌파한 가운데 댓글수 7만 6000개를 넘어섰다.
왼쪽은 SBS '심폐소생송', 오른쪽은 중국 장수위성TV '명곡이었구나(原来是金曲)-단오 명곡을 건지다’(端午金曲捞) 방송 화면. 명칭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의 기획·포맷·규칙·내용 등이 동일하다. (사진=코엔미디어 제공)
중국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좋은 프로그램인줄 알았는데 역시 또 표절' '장수위성TV 실망' 등 자국 방송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있는 반면 '믿을 수 없다. 한국이 또 무조건 우긴다'는 식의 비하 의견 역시 적지 않았다.
그간 중국 방송사의 한국 예능 베끼기 논란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현지 네티즌의 큰 관심을 끈 적은 없었다.
앞서 1일 SBS '심폐소생송'의 기획·제작사이자 저작권자인 코엔미디어는 “중국 장수위성TV의 표절로 인한 권리 침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코엔미디어 측은 지난 3월 장수위성TV와 ‘심폐소생송’(영문명 My Hidden Song) 합작확인서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양측 합작확인서에는 ‘장수위성TV의 ‘심폐소생송’ 포맷 라이선스 구입 의향이 포함됐다. 포맷 라이선스 권한 소유주(코엔미디어)와 판권 계약에 대한 내용을 장수위성TV 측도 충분히 인식했다는 이야기다.
코엔미디어 측은 “그럼에도 장수위성TV는 녹화 직전, 중국 내 규제를 이유로 판권을 사지 않은 채 제작 인력만 원했다. 또한 저작권이 장수위성TV에 있음을 명시하자는 등 지나친 요구를 해왔고 결국 협의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코엔미디어와 협의 없이 장수위성TV에서 제작돼 9일 전파를 탄 ‘명곡이었구나-단오 명곡을 건지다'는 ‘심폐소생송’과 매우 흡사했다.
4명의 ‘노래 깨우는 자’(한국에서 심폐소생사)가 1절을 부른 뒤 현장 200명 관객의 투표를 통해 '노래 깨우기' 여부를 결정했다. 120표 이상을 획득하면 원곡자가 등장하고, 남은 노래가 불렸다.
명칭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의 기획·포맷·규칙·내용 등이 모두 ‘심폐소생송’과 동일하다고 해도 무방했다.
코엔미디어 측은 "사회자가 처음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프로그램 규칙과 취지를 설명하는 오프닝 등 연출 기법마저 똑같았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무대 세트 일부 디자인만 달랐다. 차별 요소로 언급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코엔미디어 측은 중국의 이러한 부당 행태를 바로잡고자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심의위원회·각 방송사·독립제작사협회 등 유관 기관에 협조를 요청,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