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국회 본회의 상임.상설특별원장 선거에서 운영위원장에 당선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이 13일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를 통해 자신들 몫인 상임위원장 8명을 최종 선출했지만 의원들간 '자리 나눠먹기'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임위원장 경선을 하루 앞둔 12일 김용태 의원은 의원들에게 '정무위원장에 합의했다'는 문자롤 보냈다.
후보로 나선 이진복 의원과 위원장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1+1 형식으로 합의한 것.
뒤늦게 소식을 들은 김성태 의원은 발끈했다. 출마 연설문까지 준비한 상황이었던 김 의원측은 즉각 항의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의원실을 찾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중재로 하반기 2년 임기를 맡는 1+1+2 형식으로 최종 합의를 봤다.
안행위원장직은 친박과 비박간 기싸움이 경선으로까지 이어졌다.
친박의 유재중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 전화를 돌렸다"며 "당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 보다는 의원들의 심판을 받고 위원장직을 정리하는 게 더 민주주의"라고 경선에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함께 후보로 나선 비박계 이명수 의원은 "당에서 경선까지 가지 않도록 조정해 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계파 갈등만 드러내는 꼴 아니냐"며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선 전날 안행위원장 후보인 비박계 박순자 의원의 사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박 의원은 "명백한 음해"라며 친박에 대한 견제심을 드러냈다.
결국 경선에서는 친박 유 의원이 114표 중 53표를 얻어 위원장직을 따냈다.
4선의 조경태 의원이 당선된 기재위원장 경선에서도 친박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 의원은 전체 114표 중 70표를 얻었다. 절반에 가까운 표가 20대 국회에서 당적을 바꾼 조 의원에게 몰린 것.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비박계인 이혜훈, 이종구 의원에 대한 친박의 '거부감'이 조경태 '몰표'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친박측에서 두 후보에 대한 반감이 워낙 심하다보니 색깔이 없는 조경태 의원으로 표가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3선 이상 의원들만 24명이다 보니 자리가 부족했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후보들에게 인간적으로 호소하고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