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 부산CBS 강민정 기자
현재는 신공항 후보지가 어느 곳으로 결정되느냐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지만, 사실 신공항 최종 후보지가 발표되면 가장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큰 문제가 바로 기존 공항의 존속 문제다.
영남권 신공항이 지어지고 나면, 기존에 있는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울산공항은 어떻게 해야하느냐를 놓고 입장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신공항의 성격을 인천공항에 이은 ‘제2의 허브공항’으로 보느냐, 아니면 영남권의 항공수요를 결집한 ‘영남권 관문공항’으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가덕도를 입지로 밀고 있는 부산은 신공항이 ‘제2의 허브공항’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기존 공항, 특히 김해공항은 그대로 두고 신공항은 인천공항처럼 국제선과 환승여객을 처리하는 허브공항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처럼, 가덕도 신공항과 김해공항이 각자 항공수요에 맞춰 특화 발전할 수 있고, 기존의 대구공항이나 울산공항도 지금처럼 그대로 운영하면 된다는 견해다.
그러나 대구를 중심으로 울산, 경남북은 밀양에 영남권 신공항이 생기면 기존 공항, 적어도 대구공항과 김해공항은 폐쇄해야한다고 본다. 영남권의 관문공항이기 때문에 영남지역 항공수요를 모두 결집시켜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유령 공항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밀양이 신공항 입지로 될 경우 부산에서 김해공항 폐쇄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김해공항이 존치된 채로 밀양 신공항이 지어지면 두 지역은 매우 가깝기 때문에 서로 항공수요를 깎아먹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영남권 관문공항인 밀양 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이유로 김해공항을 폐쇄할 경우, 가뜩이나 신공항 레이스에서 탈락한 부산의 민심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 캡쳐 사진/ 노컷뉴스
반대로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로 결정되면, 대구공항을 폐쇄할 수 없게 된다. 사실 대구 경북지역의 항공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이나 KTX 직통노선이 있는 인천공항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구공항이 폐쇄되면 현재 대구공항에 개설된 제주, 김포 노선은 물론 중국 노선도 다른 지역에서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생겨, 현실적으로 대구공항 폐쇄는 불가능해진다.
그렇다고 대구공항을 존치하게 되면, 공항을 폐쇄하고, 군사공항인 K2도 다른 지역으로 옮긴 뒤 해당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대구시의 계획도 무산된다. 또 다른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영남권의 다른 공항이 모두 존치된 채로 가덕도 신공항이 운영되면, 결국 가덕도 신공항은 포화상태인 김해공항을 보완하는 공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더 낫다는 신공항 무용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신공항의 입지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지자체간 진흙탕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탈락한 지자체의 반발, 특히 기존 공항의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더 치열한 제 2의 이전투구가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