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노컷뉴스D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 8회초 수비 때 깊은 고민에 잠겼을 것이다.
세인트루이스는 4-3으로 앞서고 있었다. 선발 마이크 리크에 이어 등판한 우완투수 맷 보우먼은 7회초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8회초 노마 마자라, 애드리언 벨트레 등 만만치 않은 타자 2명을 연거푸 범타로 막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들었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다음타자 루그네드 오도어가 2루타를 때려 2사 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홈 5연전에서 이미 4패를 당했다. 싸늘해지는 홈팬들의 시선 아래 어떻게든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세인트루이스 불펜에는 필승조 3인방이 있다.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발돋움한 오승환(2승 평균자책점 1.77), 좌완 스페셜리스트 케빈 시그리스트(4승2패 평균자책점 2.89) 그리고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2승2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이다.
그런데 오승환과 시그리스트는 나란히 지난 2경기 연속 등판했다. 오승환의 지난 경기 투구수는 26개, 시그리스트는 23개였다.
매서니 감독은 셋업맨 역할을 맡고있는 오승환 없이 8회를 버티기로 했다. 2루타를 맞기 전까지 보우먼의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매서니 감독은 좌타자 미치 모어랜드의 타석 때 고의4구를 지시했다. 우타자 엘비스 앤드러스와의 승부를 선택한 것인데 동점주자에 이어 역전주자를 내보낸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불운이 따랐다. 앤드러스는 유격수 땅볼을 때렸고 세인트루이스 유격수 디아즈는 포스아웃이 가능한 2루 승부를 선택했는데 모어랜드의 발이 더 빨랐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아웃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어 쥬릭슨 프로파가 대타로 나섰다. 프로파는 오도어가 호세 바티스타를 주먹을 때리고 징계를 받았을 때 맹타를 휘둘러 빅리그에 안착한 선수다. 최고조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고 스위치히터로서 우투수 상대 타율이 4할이 넘는 타자다.
매서니 감독은 이때도 시그리스트를 기용하지 않았다. 오승환과 시그리스트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방침이 확실해보였다. 프로파는 우완 보우먼을 상대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세인트루이스는 4-5로 졌고 홈 5연전에서 전패를 당했다. 셋업맨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오승환은 전날 경기에서 8회에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그런데 리드를 빼앗기지는 않았다.
이날 패배는 마무리 로젠탈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