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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얼짱? 차라리 짐승남 돼서 올림픽 金 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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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구 얼짱? 차라리 짐승남 돼서 올림픽 金 딸래요"

    남자 국가대표 정영식, 다부진 올림픽 출사표

    '쎄게 보여야죠' 탁구 남자 국가대표 정영식이 24일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단식 32강전에서 승리한 뒤 다부진 표정으로 리우올림픽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인천=노컷뉴스)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슈퍼시리즈 코리아오픈'이 열린 24일 인천 남동체육관. 남자 단식 32강전 경기가 열리는 코트에서는 고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바로 한국 남자 국가대표 정영식(24 · 미래에셋대우)이 영국 피치포드 리암과 대결에서 부르짖는 포효였다. 이날 정영식은 강력한 드라이브로 리암을 몰아붙인 끝에 4-1 낙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세를 떨쳤다.

    지난해 정영식은 이 대회 단식과 복식을 제패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중국 등 강호들이 대거 불참했지만 한국 선수로는 9년 만의 우승이었다.

    올해 대회는 톱 랭커들이 총출동한다. 세계 랭킹 1~4위 마롱, 판젠동, 쉬신, 장지커 등 중국 4인방이 나섰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시드 배정을 위한 마지막 대회인 데다 컨디션을 점검할 기회이 까닭이다. 정영식의 타이틀 수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강하다고 피하기만 하면 안 돼"

    하지만 정영식의 패기는 하늘을 찌른다. 중국세가 워낙 강하지만 정면승부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첫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각오가 다부지다.

    이날 32강전 뒤 정영식은 "다른 나라 선수들은 중국만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할지 몰라도 오히려 중국을 잡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어쨌든 한번은 넘어야 할 만리장성이기 때문이다.

    정영식의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물론 현실적으로 어렵다. 세계 랭킹 13위인 정영식이다. 그러나 일단 목표를 크게 잡으면 어떻게든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정영식은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는 한번은 중국 선수를 이겨야 한다"면서 "현재 랭킹에 따른 시드 배정이라면 올림픽 8강에서 중국을 만날 텐데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감도 붙었다. 정영식은 "지난주 일본오픈 때 2회전에서 마룽과 붙었는데 너무 긴장하고 흥분해서 제대로 경기하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1, 2세트 듀스까지 가는 등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접전 상황에서 마룽이 숨겼던 필살기를 펼치면서 당해내지 못했는데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식은 25일 대회 16강에서 마룽과 격돌한다.

    ▲"얼짱? 때로는 굴레…근력·파워 기른다"

    알려진 대로 정영식은 서효원(29 · 렛츠런파크)과 함께 대표팀의 '남녀 얼짱'으로 꼽힌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곱상한 외모로 인기를 얻었다. 정영식은 "대표팀 막내 때부터 중국, 일본, 홍콩 등 국제대회를 나가면 선수는 물론 팬들까지 와서 사인을 해달라고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래도 살인미소는 어디 가나' 탁구 남자 국가대표 정영식이 24일 코리아오픈 국제대회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승리한 뒤 포즈를 취하면서 웃고 있다.(인천=노컷뉴스)

     

    하지만 정영식에게 외모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때도 있다. 가뜩이나 체력적으로 약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 데는 호리호리한 체구와 외모도 한몫을 하는 까닭이다. 기 싸움이 중요한 실전에서 상대에게 약점을 잡힐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정영식은 경기 때 일부러 더 소리를 지르고, 세리머니 동작을 크게 한다. 정영식은 "탁구는 기 싸움이 중요한데 상대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동작을 크게 가져간다"고 말한다.

    세리머니뿐만이 아니다. 정영식은 올해 들어 '짐승남'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체력에 대한 약점을 근력 훈련으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정영식은 "이전까지는 유산소 운동이 7~8할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웨이트 훈련 등 근력 운동이 7~8할"이라면서 "원래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이지만 그래도 체력이 중요해 근력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선배들의 기백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정영식은 "1988년 서울올림픽 유남규, 2004년 아테네 대회 유승민 선배도 불리하다는 예상을 깨고 금메달을 따셨다"면서 "나도 한국 선수는 큰 대회에서 강하다는 전통을 잇고 싶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정영식은 단식뿐만 아니라 깎신이자 맏형 주세혁(36 · 13위), 이상수(26 · 16위 ·이상 삼성생명)와 함께 단체전에도 나선다. 정영식은 "현실적으로 단체전 메달이 가능성이 높지만 단식에서도 한번 메달에 도전해보겠다"고 당찬 표정을 지었다.

    탁구 얼짱으로 주목을 받았던 정영식. 과연 외모의 껍질을 깨고 강한 기백과 체력으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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