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온 100개의 문서가 있다. 이 문서들은 세상과 인간을 좋게든 나쁘게든 변화시킨 역사의 산 증인들이다. 인류는 이 문서를 원본 그대로 혹은 사본의 사본을 만들어가면서까지 지켜내려 노력했다. 역사는 전승되어야 하고, 현재는 과거를 통해서만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간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는 기원전 2,800년의 '역경'부터 2013년의 에드워드 스노든 파일까지 세계사를 100개의 문서로 압축해 한 권에 담았다.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인권활동가이며 법, 그 가운데 사법제도를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한 스콧 크리스텐슨은 동서양을 넘나들며 세상을 바꾼 문서들을 수집했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서술방식이 달라진다. 해석이 갈릴 수 있다. 또한 잘못된 역사가 정의롭지 못한 주체에 의해 생산되고 확대되어 이용될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100가지의 문서들은 원 사료라고 봐도 무방한 역사 그 자체다. 역사가의 이해와 해석을 거치기 이전의 자료인 100가지 문서는 독자들에게 그 어떤 역사서보다 엄정한 사실을 전달하면서 스스로 역사가가 되어볼 수 있는 어디서도 맛볼 수 없던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스콧 크리스텐은 우리에게 100가지 문서를 제시하면서 가능한 저자의 해석을 배제하려 노력했다. 개인마다 고유의 해석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함으로써, 저자는 독자들에게 역사에 다가가고 그것을 이해하는 각자의 해석이 가능하게 했다. “과거는 현재와의 대화”라는 E. H. 카의 말처럼 100가지 문서를 통해 독자들은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매년 수능에 나오는 세계사의 단골 키워드를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안에서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작동하고 기능해왔는지 또한 100가지 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개인이 변화의 속도를 뒤쫓기란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역사야말로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제1의 열쇠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의 원인을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면 지금까지 세상이 만들어진 면면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100가지 문서를 통해 현재를 관통해 미래로 향하는 ‘비밀문서’를 조심스레 우리에게 보여준다.
"공간은 방대하고 시간은 유구하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꾸고 인간을 변화시키며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한 최초의 기록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기록이 인간을 바꿔온 이야기뿐 아니라, 기록 자체가 변화하는 세태에 맞추어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보여준다. 여기에 수록된 문서들은 말 그대로 ‘인간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든 바꾸어놓았던 기록들’이다. 이러한 문서들이 지녔던 세상을 바꾼 힘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의 세상을 바꿀 힘을 갖게 되리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조한욱(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