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예요."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핫(hot)했던 선수를 꼽자면 단연 이재성(24, 전북)이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만 7골 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골을 넣었다. 당연히 영플레이어상은 이재성의 몫. 게다가 국가대표로도 4골을 터뜨렸다.
그런 이재성이 K리그 클래식 14경기를 뛰는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골맛을 봤지만, 지난해보다 확실히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29일 전남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으며 긴 잠에서 깰 채비를 마쳤다.
동점골은 넣었지만, 이재성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재성은 "공교롭게 경기력이 안 좋을 때 골이 터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다. 그래도 마수걸이 골을 넣고 팀이 이기는 데 공을 해서 기쁘다"면서 "아직 만족을 못한다. 공격 전개에서 미스가 많이 나왔다. 스스로도 경기장에서 집중이 안 됐고,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올해 이재성은 달라졌다. 전남전까지 15경기에서 때린 슈팅은 고작 12개. 자신감이 떨어진 탓도 있고, 완벽한 찬스를 추구하는 성격도 영향을 미쳤다. 최강희 감독이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할 정도.
이재성은 "공격적인 부분은 경기력이 안 올라와서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욕심을 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훈련 때도 슈팅을 많이 한다. 그런 부분에서 발전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주위에서 많이 때리라고 하는데 완벽하게 만들어서 넣고 싶어하는 성향도 있다. 때리려고 하면 찬스가 보인다"고 멋쩍게 웃었다.
비시즌 받은 기초 군사훈련의 영향이 컸다. 한창 몸을 만들 시기에 군사훈련을 받느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이재성은 "군사훈련에 대한 후유증은 이제 아무 것도 없다. 어떻게든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심리적인 부분도 있다. 먼저 다가서서 조언을 구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혼자 이겨내려 한다. 지난해 좋았던 경기를 보거나, 올해 안 좋은 경기를 보면서 혼자 해결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활약도 있다. 최강희 감독은 "워낙 헌신하는 선수"라면서 "활동량이 많다. 또 상대 볼을 끊는 횟수가 팀에서 가장 많다. 그만큼 헌신을 해주고, 살림꾼 역할을 잘 해준다. 첫 골을 넣었으니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고 이재성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