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을 떠나는 오르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과 전남의 71번째 호남더비가 열린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남 선발 라인업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대신 23세 이하 선수들 4명이나 선발 라인업에 포진했다. 노상래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사고를 한 번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남은 선제골을 넣었지만, 1-2로 역전패했다.
17라운드까지 3승6무8패 승점 15점 10위.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물론 전남의 희망도 이제부터다. 추가 선수 등록이 가능한 7월(3~29일). 전남에게는 두려움과 희망이 공존하는 시기다.
◇두려움 '싹 바뀌는 외국인 선수'최근 전남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와 이별했다.
첫 주자는 스테보였다. 스테보는 K리그에서만 84골을 넣은 정상급 공격수. 전남 소속으로는 2014년 13골, 2015년 12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4경기에서 단 2골에 머물렀다.
결국 팀을 떠났다. 퇴출은 아니다. 스테보 역시 팀에 해를 끼치지 않길 원했다. 노상래 감독은 "예전부터 이야기를 해왔다"면서 "최근 2년 팀에 헌신했다. 올해는 본인이 미안해했다. 부상도 있었고, 초반부터 부진했다.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오르샤다. 스테보의 이적이 상호 합의 하에 이뤄졌다면 오르샤의 이적은 일방적이었다. 오르샤는 이장수 감독이 이끄는 중국 창춘 야타이로 떠난다. 바이아웃 조항이 있기에 전남으로서는 막을 방도가 없었다. 현재 창춘과 협상 단계다.
오르샤는 지난해부터 전남에서 뛰었다. 올해 16경기에서 5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남 공격을 이끌었다. 가뜩이나 공격력이 약한 전남에게는 고민거리다. 노상래 감독도 "이적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갈 거라 생각은 못했다. 좋은 데 가는 걸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데 다만 시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결국 7월부터는 새 외국인 선수와 함께 해야 하는 처지다.
일단 아시아쿼터로 호주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토미를 영입했다. 또 2011~2012년 제주에서 뛰었던 자일과 협상 중이다. 다만 자일은 오르샤가 아닌 스테보의 대체 자원이었다. 전남은 추가 1명의 공격수도 영입할 계획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는 부상 중인 유고비치가 유일하다.
걱정거리는 역시 조직력이다.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면 동계훈련 때 만들었던 것을 버리고 새 판을 짜야한다.
노상래 감독은 "외국인 선수는 어느 정도 기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팀에서 요구하는 것도 있겠지만, 외국인 선수가 가진 색깔도 접목해야 할 것"이라고 향후 외국인 선수 활용 방안을 전했다.
전북전 선제골을 넣은 이지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희망 '젊은 선수들의 성장'노상래 감독은 전북전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외국인 선수 공백은 유망주들에게 기회다. 노상래 감독도 경기 전 "전력적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면 약점을 공략할 수 있다. 체력이 좋고, 최근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기대했다.
1-2로 졌지만, 희망은 봤다. 물론 2골을 내준 장면은 아쉽지만, 유망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전남의 희망이다.
노상래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빠진 데도 불구하고 젊은 선수들을 많이 투입해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다만 실점을 쉽게 해서 어려운 경기가 됐다"면서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운동장에 나갔는데 앞으로 팀 운영에 힘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이다보니 아쉬움도 있다. 자신감의 문제다. 전남이, 또 유망주들이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