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한국 돌아가라고요?' 시즌 초반 적은 출전 기회로 고전했지만 팀의 주전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김현수.(사진=노컷뉴스DB)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KBO산 타격 기계' 김현수(28 · 볼티모어). 1일(한국 시각) 미국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과 원정에서 김현수는 솔로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전 2점포까지 2경기 연속 홈런이다. 하루를 쉬었지만 타격감은 살아 있었다. 김현수는 시애틀 선발 타이후안 워커에 두 차례 삼진을 당했지만 7회 세 번째 대결에서 시속 150km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긴 아치로 설욕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현수는 8회도 타점을 추가했다. 1-5로 뒤진 2사 1, 2루에서 김현수는 바뀐 투수 호와킨 벤와로부터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 적시타 등으로 볼티모어는 3-5까지 추격했다. 다만 볼티모어는 이후 추가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3-5로 져 8연승이 무산됐다.
김현수의 분전은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값진 기록을 남겼다. 바로 메이저리그(MLB) 역대 6월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
이날 김현수의 홈런은 미국 시각으로 6월30일에 나왔다. 볼티모어는 6월에만 56개의 아치를 그려 종전 6월 최다였던 1996년 오클랜드의 55개를 넘었다.
MLB 홈페이지(MLB.com)도 김현수의 활약에 주목했다. MLB.com은 이날 경기 상보 주요 장면에 "김현수가 기록을 세웠다"(Kim secures record)라는 소제목을 달고 상황을 전했다.
홈페이지는 "시즌 초반 고전했던 좌익수가 볼티모어에 MLB 6월 홈런 기록 소유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이어 "1스트라이크에서 터진 김현수의 한방은 시즌 3호 홈런이었고, 8회도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부진으로 구단과 벅 쇼월터 감독으로부터 마이너리그행을 권유받았다. 심지어 구단이 한국으로 유턴을 고려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계약서에 명시된 거부권을 행사한 김현수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잦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4월 6경기에서 6할 타율(15타수 9안타)로 존재감을 알렸다. 5월 타율 2할5푼7리(35타수 9안타)로 주춤했지만 6월 3할3푼3리(72타수 24안타)로 살아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경기 후 김현수는 인터뷰에서 기록 달성에 대해 "만약 팀이 이길 수 있었다면 정말 홈런이 특별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졌기 때문에 크게 축하할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홈런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어 "하지만 팀이 이기는 경기들에 출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그게 내게는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수가 활약한 6월 볼티모어는 7연승 포함, 17승9패의 호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