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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워쇼스키와 4작품…특별한 유대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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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 "워쇼스키와 4작품…특별한 유대감 느껴"

    • 2016-07-03 11:49

    넷플릭스 '센스8' 시즌2 촬영 중…"8월 서울 촬영 기대돼"

     

    이쯤 되면 유목민이다.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에서 서울로 돌아온 배두나(37)는 넷플릭스 행사를 마치고 이틀 뒤 다시 런던으로 떠났다.

    닷새 뒤인 오는 6일 다시 서울로 오는 그는 7일 영화 '터널' 행사에 참석한 직후 당일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떠난다.

    이런 생활이 벌써 7개월째다. 세계 16개 도시를 종횡무진하며 촬영 중이다.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돼 히트한 워쇼스키 자매의 첫 TV 드라마 '센스8'에서 한국인 선 역을 맡은 배두나는 현재 '센스8'의 시즌2를 부지런히 찍고 있다.

    "거의 2주마다 가방을 꾸려 비행기를 탔어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행사랑 영화 '터널' 행사까지 겹쳐서 비행기 타는 주기가 더 짧아졌고요. 열 몇시간씩 비행기를 수시로 타고 다니니 이제 시차적응은 포기했어요. 몸이 부서지는 것 같아요."

    여행을 위한 목적이라도 장거리 비행을 이렇게 자주 하면 힘에 부치는데 일을 위한 여정이니 몸이 부서질 만도 하다.

    하지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근데 너무 멋지고 재미있어요. 제가 '센스8' 시즌2를 찍고 있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한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미드가 성공해서 시즌2를 찍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에요. 제가 운이 좋은 거죠. 감사할 따름이고요."

    배두나가 다시 런던으로 출국하기 직전인 지난 1일 전화로 그를 만났다.

    ◇ 워쇼스키 자매와 5년간 4작품

    "'센스8'을 찍으면서 배우라는 직업이 참 멋지다고 새삼 느끼고 있어요. 예전 같으면 몸이 힘들면 투정만 부렸을 텐데 지금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게 재미있고 행복해요. 스케일도 크고 현장감을 그대로 살린 촬영방식도 신기하고요. 일주일에 두 번 유럽과 한국을 오가도 여기저기서 절 찾아주시는 거니 그것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철이 들었다'고 농을 던졌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는 답이 웃음과 함께 돌아왔다.

    '매트릭스' 시리즈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감독이자, 나란히 성전환을 통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신한 릴리-라나 워쇼스키 자매가 만드는 '센스8'은 전세계를 무대로 한 SF 대작 드라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주연 톱3 중 한 명이자, 한국인인 '선'을 연기한다.

    앞서 워쇼스키 자매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피터 어센딩'을 촬영한 배두나는 '센스8'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찍으면서 5년에 걸쳐 4번째 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믿음이 두터워진 것 같아요. 감독님이 어떤 것을 시켜도 잘해내고 싶고요. 다른 배우들이 라나가 특별히 저를 존중해주는 것 같다는 말까지 하던데, 그건 몰라도 상호 특별한 유대감이 형성된 것은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시즌2는 라나 혼자 1인 다역을 하면서 촬영하고 있어서 더 잘 서포팅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 브라질, 인도, 미국 현지 축제에서 실시간 촬영

    지난달 SNS에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 '파라다 게이'(Parada Gay)에 참석한 배두나의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알고 보니 그는 현장에서 '센스8'을 실시간을 촬영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촬영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행사를 실시간으로 담아요. 상파울루뿐만 아니고 인도 가네샤 축제, 미국 샌프란시스코 게이 축제 한복판에서도 촬영을 진행했어요. 수백만명이 모인 행사에서 현장감을 살리는 촬영인데, 엄청난 일이죠. 돈이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는데 그것을 다 극복하는 게 너무 신기해요. 온갖 경우의 수를 다 계산하고 철저한 프리프로덕션을 통해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놀라고 있어요. CG가 하나도 없고 모두 직접 촬영을 하고 있으니 정말 큰 야심작이죠. 안전도 철저하게 대비하고요. 브라질에서도 그 복잡한 축제에서 2박3일간 집중적으로 찍고 빠졌는데 짜릿했습니다."

    시즌1이 성공하고 나니 시즌2 촬영장에는 세계 어디서든 팬들이 몰려든다.

    "상파울루에 있는 동안 촬영 외에는 밖으로 한발자국도 못 나갔어요. 팬들이 엄청 몰려들었거든요. 그래서 제작진이 앞으로 방문할 도시는 미리 공개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해요."

    하지만 상파울루시에서 '센스8'의 촬영을 사전에 홍보한 것처럼 제작진의 바람과는 달리 '센스8'의 촬영은 각 도시의 입장에서는 널리 홍보해야 하는 호재다.

    국내에서도 이미 부천시가 '센스8'의 촬영 스케줄을 상세히 홍보했다. "8월 중순쯤 부천 상동 길주로 77번길과 영광사거리 등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동역 일대에서 대규모 차량과 인원이 동원되는 차량 추격 액션 신을 찍을 예정"이라고 부천시가 일찌감치 고지했다.

    "다른 도시는 길어야 일주일, 열흘이고 짧게는 이틀만 촬영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서울에서는 가장 길게 촬영해요. 서울 촬영분은 제가 주인공이라 분량도 엄청 많고 부담도 커요. 시즌1에서는 청계천, DDP, 남산이 등장했는데 이번에도 다양한 곳이 담길 것 같아요. 서울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뿌듯하고 기대됩니다."

    ◇ 액션 여전사로 거듭나다

    배두나는 평소 운동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다. 영화를 찍으며 탁구, 양궁 등을 연마하느라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노력하긴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런 그가 '센스8'에서 파이터를 연기한다. 운동을 안 할 수가 없다.

    "어느 순간 제가 거꾸로 매달려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불가능할 줄 알았던 일을 해내니 기분이 좋아요. 선은 17대 1의 대결은 우스운 파이터에요. 엄청 싸움을 잘하죠. 제가 근육이 없어서 시즌1에서는 액션을 찍다가 발목을 다치기도 했어요. 그래서 시즌2 앞두고는 근육이 있으면서도 유연한 몸만들기에 돌입했죠."

    아침에는 근육 운동, 저녁에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스턴트 훈련을 꾸준히 병행했다. 몸의 균형을 잡는 코어(CORE) 운동에도 땀을 쏟았다.

    "킥복싱을 잘하는 역할이라 발차기도 많이 했고, 구체적인 액션 동작도 별도로 익혔어요. 그렇게 수개월째 하다 보니 몸에 근육도 좀 생겼어요. 평소 같으면 절대로 안 할 운동을 연기라는 명분으로 해낸 것도 재미있어요. 제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길로 가게 하는 배우라는 직업이 정말 멋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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