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사진=노컷뉴스DB)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8월 가정 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를 방지하는 협약을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와의 합의 사항으로 메이저리그는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공식 수사와는 별개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해당 문제에 대해 조사할 권한을 갖게 되며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징계 수위의 최대치는 명시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 'USA투데이'는 6일(한국시간) 노사간 폭력 방지 협약이 체결된 이래 총 3명의 선수가 징계를 받았다. 그들은 감옥에 수감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사례보다 훨씬 더 무거운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야 했다.
첫 번째 처벌 대상은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를 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됐지만 리그 사무국은 그에게 정규시즌 3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사무국이 가정 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등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 없이도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채프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사무국이 내린 징계안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작년 10월 부인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호세 레예스는 올해 5월까지 출전정지 및 급여 미지급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레예스는 51경기에 뛰지 못했다.
레예스는 보석금 1000달러를 내고 풀려났고 부인이 법적 증언을 거부하면서 처벌을 면했다. 그러나 콜로라도 로키스는 징계가 끝난 6월 중순 레예스를 방출했다. 약 4천만달러의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데 구단은 선수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고 가지 않겠다는 데에 의미를 둔 것으로 보인다.
레예스는 최근 친정팀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외야수 헥터 올리베라는 지난 4월 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리그 사무국은 커미셔너의 권한으로 사법 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8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폭행 시비에 휘말린 선수들에 대해 사실상 무관용 원칙을 적용했다. 사법 처벌 여부는 관계없었다.
지난달 시카고 원정 도중 호텔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강정호 역시 혐의가 밝혀지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번의 사례를 감안하면 징계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강정호는 단순 폭행을 넘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강정호는 올리베라가 받았던 82경기 이상의 출전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한편, 피츠버그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강정호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강정호가 부상 복귀 후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