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선업 대규모 적자의 주범인 해양플랜트가 올해 하반기에 인도분량이 몰려 있어 추가 손실 없이 제때 처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3사는 지난해 해양플랜트에서만 7조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어 올해 추가 손실 없이 적기에 인도를 마쳐야 구조조정에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손실 발생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선박 건조가 모두 끝났는데도 실제로 인도가 늦어지고 있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조선 '빅3'에 남아있는 해양플랜트는 모두 50기로 금액으로 따지면 50조원 정도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말까지 인도할 분량은 전체의 30% 가량인 16기다.
먼저,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85억 달러 상당의 해양플랜트 5기를 인도했고, 현재 16기가 남아있다. 이중 올 연말까지 8기(43억 달러)를 인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도 지연 우려 등 별 이상 없이 예정대로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100여척에 이르는 총 수주 잔량 가운데 해양플랜트가 21기를 차지했으나 올해 예정된 인도분량 4기 가운데 상반기에 2기를 무사히 인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인도해야 할 잔여 분량은 발주처가 호주, 노르웨이인 2기로 회사측은 현재까지 인도 지연 상황이 발생할 만한 별다른 변동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해양플랜트 3기를 인도했고, 현재 15기를 건조 중에 있다. 이 가운데 6기를 올해 연말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발주사인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에 인도 할 예정이던 1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2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대우조선은 당초 지난달 말과 이달 말 '소난골 드릴십' 1. 2호기를 인도하기로 하고 이미 선박 건조를 끝낸 상태지만, 발주사인 앙골라 측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인도 지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지난 2013년 계약 당시 총 1조3천억 원 가운데 1조원을 선박 인도 시점에 받기로 한 '헤비테일'(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는 시점에 대금의 절반 이상을 지급하는 계약)방식이라 계약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담해야 할 위험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선주사인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회장이 직접 방한해 국내 금융기관 등과 보증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도가 연기될 경우 대우조선이 유동성 부족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는 9월 4천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 만기가 돌아올 예정으로 이를 상환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해양플랜트 2기의 인도가 늦어질 경우에 대비해 추가 유동성 확보 방안을 수립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회장이 직접 방한해 논의를 진행한 만큼 인도 진행 과정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이 호황이었던 시절 새로운 먹 거리로 떠올라 국내 '빅3'가 야심차게 진출했던 해양플랜트 건조 사업이 유가 하락과 세계 경제 불황 지속으로 인해 미운오리세끼 신세로 전락한 모습이다.
게다가, 혹시라도 해외 발주처 가운데 재정 상황이 어려워져 갑자기 계약을 취소하거나 무리한 설계변경을 요구하며 인도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건조중인 해양플랜트가 전량 무사히 인도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