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노컷뉴스DB)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오승환은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컨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의 등판 자체가 팀의 불운에서 비롯됐다.
9회 등판한 전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고 희생번트가 이어져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로젠탈은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갔다. 세인트루이스는 급하게 오승환을 호출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 라몬 플로레스에 몸 맞은 공을 던져 1루로 내보냈다. 1사 1,2루 위기. 그런데 1루주자는 큰 의미가 없었다. 오승환은 어떻게든 2루주자의 홈인을 막아야 했다. 경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의 탈삼진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오승환은 좌타자 앤디 윌킨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2, 91, 92, 93마일의 직구를 연거푸 뿌렸다. 초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찔렀다. 윌킨스는 2,3구에 연이어 방망이를 헛돌렸고 이어 몸쪽 낮게 파고든 직구를 지켜보다 삼진을 당했다.
다음 타자는 밀워키의 리드오프 조나선 비야. 컨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다. 오승환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날 가장 빠른 94마일의 직구를 좌타자 몸쪽 낮은 코스로 던졌는데 비야가 잘 밀어쳤다.
풀카운트가 중요한 변수였다. 오승환이 공을 던지는 순간 2루주자는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이다. 좌익수의 홈 송구가 정확하고 빨랐지만 주자가 먼저 홈을 밟았다. 접전 상황,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인정되면서 세인트루이스는 3-4 패배를 당했다. 오승환은 팀의 끝내기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오승환은 패전도, 자책점도 안지 않았다. 결승득점 주자를 내보낸 로젠탈이 시즌 4패째를 안았다. 오승환의 최종 기록은 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평균자책점은 1.64에서 1.62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