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직장인들의 올 여름 휴가기간은 길어졌지만 회사가 지급하는 휴가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전국의 5인 이상 기업 529개를 상대로 '하계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93.5%가 하계휴가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평균 휴가일수는 4.4일로 지난해 4.1일보다 0.3일 늘어났다.
주 40시간제가 2011년 전면 시행된 이후 여름휴가일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지만 올해 하계휴가일수 4.4일은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은 4.8일로 지난해보다 0.2일 늘었고 300인 미만 기업은 4.3일로 0.4일 증가했다.
여름휴가 일수가 늘어난 이유로는 ‘근로자 복지 확대’가 41.1%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생산량 감축’이라는 답이 32.1%, ‘연차수당 등 비용절감차원’이 21.4%로 뒤를 이었다.
경제불확실성이나 비용절감 위한 것이라는 답이 53.5%라는 것은 그만큼 올 여름 휴가일수 증가의 성격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휴가비를 줄 것이라는 기업은 66.7%로 지난해 70.1%보다 3.4%p 감소했다.
이는 회사가 크고 적고를 불문하고 나온 대답이다.
지급하는 휴가비의 평균은 59만 1,000원으로 지난해 62만 2,000원에 비해 4.9% 정도 줄어들었다.
한편 기업들은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10곳 가운데 7곳이 악화됐다고 대답했다.
전년과 비슷하다가 29.0%이고 개선됐다는 답은 3.9%였다.
기업들이 휴가일수는 늘렸지만 지급하는 휴가비는 줄인 이유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