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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한반도 방어용' vs '중·러 압박용' 논란 증폭

국방/외교

    사드, '한반도 방어용' vs '중·러 압박용' 논란 증폭

    중·러 군사 대응 경고, 국내서도 우려…갈등 장기화 불가피

    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한미 양국 정부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중·러의 반발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사드가 미국의 중국과 러시아 견제용이라는 평가는 한국내에서도 일고 있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한 공식 협의를 시작했다.

    한미공동실무단은 5개월 간의 협의 끝에 지난 8일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공식화했다.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첫 언급이 있은지 25개월만의 결정이다.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한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주한미군에 사드 체계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민구 국방장관도 10일 한 언론매체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미 양국의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장관은 "사드는 오로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증대되는 위협에 대비해 나라와 국민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취하는 불가피한 자위적 조치이며 단순한 요격 무기 체계"라고 말했다.

    ◇ "사드는 중·러 견제용" 국내서도 우려 목소리 커져

    그러나 한미 양국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사드가 한반도 방어가 목적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우려는 국내 정치권을 중심으로도 나오고 있다.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동북아의 군비경쟁이 격화될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외교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한·러 관계는 최대위기를 맞았다"며 "동북아는 군비경쟁에서 헤어나올 방법이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정세현 전통일부 장관 (사진=자료사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지난 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려면 그렇게 고고도미사일로 방어해야 할 정도의 장거리미사일을 쏠 필요가 없다. 300km, 400km짜리 스커드 미사일이 있고 장사정포가 있다. 그런데 고고도로 날아오는 것을 고공에서 격추시키는 사드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는 것은 북한 핑계대고 사실은 중국, 러시아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중·러 반발 ↑… 中, 군사대응 시사 러, "미사일 부대 배치" 경고

    한미 양국의 거듭된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러시아 외교부도 사드 배치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비핵화 목표 실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특히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한 대응조치로 러시아 동부지역에 한국 내 사드 기지까지 이르는 미사일 부대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계는 솔직히 끝났다. 경제적 측면에서 당장 보복이 들어오리라 본다"며 "사드가 배치되면 극동 러시아의 군사시설 등이 전부 다 탐지가 되기 때문에 러시아까지 한국에 대해 군사적인 보복을 취하고 나면 우리가 굉장히 어려워지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 사드, 北 탄도미사일 잡는 '만능 방패'?… " 방어에 한계"

    사드가 북한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만능 방패'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사드는 북한의 단거리 스커드미사일(사거리 300~700㎞) 뿐 아니라 일본까지 사정권인 준중거리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인 중거리 무수단미사일(사거리 3000㎞ 이상),현재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북한 탄도미사일의 80% 이상을 막아낼 수 있는 강력한 미사일 방어체계다.

    그러나 미사일 전문가들은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커드는 사드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휴전선 가까운 곳에서 발사하면 한반도 전역에 도달하는 시간이 수분에 불과해 사드가 대응하는데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노동이나 무수단의 경우 낙하속도가 사드의 최대 속도인 마하 8을 넘으면 요격이 어려운데다 우리 군이 파악한 궤적을 벗어날 경우 타격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의 경우 요격은 더욱 어렵다.사드는 적의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지 탐지되야만 요격이 가능한데 바다속으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을 탐지하고 여기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타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사드는 중고도의 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에 있어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시스템이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다"면서 "사드만으로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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