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검사장의 주식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주식거래를 한 진경준 검사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4일 오후 10시 55분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3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도주하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도 조사 과정에서 심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긴급체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검사장이 검찰에 긴급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9년 조폐공사 파업을 유도한 혐의로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이 긴급체포된 적은 있지만, 사표가 수리된 이후였다.
검찰 등에 따르면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2005년 대학동창인 김정주 회장으로부터 받은 4억 2500만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진 검사장은 이 자금으로 넥슨 비상장주식 1만주를 사들인 뒤 2006년 주식을 넥슨 쪽에 10억여원에 되팔고,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사들였다.
넥슨재팬 주식은 2011년 일본증시에 상장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진 검사장은 지난해 검사장 승진 당시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려 대박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전날 김 회장으로부터 "진 검사장의 검사 신분을 의식해 자금과 차량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검사장도 이날 검찰 조사에서 "김 회장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돈을 받은 뒤 갚으려 했고 일부는 갚았다"며 특임검사팀에 자신의 계좌기록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검사장은 대가성 부분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5년 진 검사장이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과 관련해 '포괄일죄' 형식으로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포괄일죄를 적용하면 일련의 범죄들이 이어질 때 맨 마지막에 이뤄진 범죄로 공소시효를 계산하게 된다.
검찰은 2005년 넥슨 주식 취득, 2006년 넥슨 재팬 주식 취득에 이어 2008년 3월 넥슨의 법인 리스 차량이던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취득한 정황도 파악한 상태다.
검찰은 신병을 확보한 진 검사장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