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가 먼저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자료사진=노컷뉴스)
프로야구 선수가 먼저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밝혀져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부장검사 김경수)는 지난해 KBO리그 4경기에서 유명 프로야구 투수가 브로커와 결탁해 1회 고의볼넷을 던지는 등 승부를 조작했고 그 대가로 불법스포츠도박베팅방 운영자로부터 고액의 금품을 받은 프로야구 선수, 브로커, 도박베팅방 운영자 등에 국민체육진흥법위반죄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창원지검은 브로커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중이라며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접근, 친분을 쌓다가 프로야구 선수로부터 먼저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구체적인 경기일정, 승부조작 방법을 협의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브로커와 결탁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는 NC 이태양,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한 선수는 이태양과 넥센 히어로즈 입단 동기인 문우람(현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태양은 베팅방 운영자와 더불어 불구속 기소됐고 브로커는 구속 기소됐다. 문우람은 군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
창원지검은 문우람이 승부조작 제의를 먼저 했을뿐만 아니라 브로커로부터 수익금 2천만원을 받아 이태양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경기가 진행되기 일주일 전 서로 경기일정과 승부조작 방법 등을 합의한 후 불법사이트 베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분배하기로 공모했다는 것이다.
이태양은 2015년 4회에 걸쳐 승부조작을 시도해 2번은 성공했고 2번은 실패했다.
4년 전에도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있었다.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 혐의가 인정돼 야구계에서 퇴출됐다.
당시 둘은 브로커의 마수에 걸려들었다. 이미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김성현이 조작 실패로 브로커로부터 협박을 당하자 박현준이 김성현을 돕기 위해 스스로 조작에 가담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훨씬 더 심각해보인다. 브로커가 집요하게 선수를 흔든 것이 아니라 선수가 먼저 나서 브로커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체육계는 선수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하는 브로커의 마수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선수가 먼저 돈의 유혹에 흔들려 브로커를 찾은 전대미문의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승부조작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