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를 인정한 NC 이태양 (사진 제공=NC 다이노스)
승부조작을 4회 시도해 2번만 성공한 NC 이태양은 두번째 실패 후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 베팅 당사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은 달콤한 유혹에서 시작되지만 이처럼 험한 꼴을 당할 수밖에 없고 한번 마수에 걸리면 빠져나오기도 어렵다.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가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태양은 지난해 5월29일 광주 KIA전(1회 실점)을 시작으로 7월31일 창원 넥센전(4회까지 양팀 합산 6점 이상), 8월6일 창원 롯데전(1회 볼넷), 9월15일 창원 kt전(1회 볼넷) 등 네 차례 승부조작을 시도했다.
KIA전 1회 실점과 롯데전 1회 볼넷은 성공했다. 기소된 브로커로부터 정보를 받은 불법스포츠도박사이트 운영자는 사전에 정보를 듣고 베팅에 성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이태양에게 2천만원의 수익금이 전달됐고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한 정황이 포착된 문우람(상무)은 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았다.
4회까지 양팀 합산 득점이 6점을 넘어야 하는 '4이닝 오버'는 투수 한명이 경기를 조작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4회까지 양팀의 합산 득점은 1점이었다. 그래서 실패했다. 반면, 1회 볼넷은 비교적 조작이 쉽다.
이태양이 넥센전에 이어 kt전에서도 경기조작에 실패하자 베팅에서 큰 손해를 본 불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승부조작이 계속 진행되고 성공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확실한 정보를 보유했다는 생각에 베팅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관계는 '스폰서' 개념에서 시작됐다. 브로커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한다는 말로 이들에게 접근했고 친밀한 관계를 만든 뒤 승부조작의 마수를 던졌다. 이번에는 선수가 먼저 승부조작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더욱 크다.
야구선수는 온갖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관계를 형성한다. 비단 야구선수뿐만은 아니겠지만 친한 형님, 가까운 동생이 던지는 달콤한 유혹에 한번쯤은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승부조작의 마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시작하는 순간이 끝이다.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토대로 협박과 폭행은 무한 반복될 수 있다. 순간의 선택이 야구선수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