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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세단 열풍에 RV도 밀린다

     

    세단이냐? RV이냐? 이런 물음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세단은 이제 한물가고 SUV와 미니밴 등 레저용 RV가 대세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올 상반기로 한정하면 정반대이다. 가성비가 좋은 세단 신차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RV차의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이 올 상반기(1월-6월)에 판매한 RV는 27만 1538대이다.

    지난 2002년 26만 6018대의 판매 기록을 14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14년만의 최대 판매 기록인 만큼 ‘RV 르네상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증가율을 보면 좀 다른 사실이 드러난다. 올 상반기에 RV는 지난해보다 2만 1727대를 더 팔아 8.7%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세단 승용차는 올 상반기 40만 9226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만 3302대에 비해 5만 5924대가 많아 12.3%의 증가율이다.

    RV는 2008년 11만 1551대에서 8년 연속 증가세이고, 세단은 2012년 43만 3933대, 2013년 38만 5366대, 2014년 39만 2704대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올 상반기만은 5만대가 넘는 ‘깜짝 반전’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중형 세단이 10만 7300대로 1만 3822대, 소형이 10만 9887대로 1만 8040대, 경차가 8만 5560으로 3822대, 대형 세단이 1만 9270대로 3479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과 준중형이 세단 판매의 증가를 주도한 셈이다.

    우선 준중형 시장의 대체 수요에다 중형 세단 시장에 가성비가 뛰어난 기아차 2017년형 K5, 한국GM 말리부, 르노삼성SM6 등 중형 센단 신차들이 쏟아져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의 경우 캡티바 올란도 트랙스 등 RV가 올 상반기 1만 8921대로 지난해 1만 3453대에 비해 28.9% 감소한데 반해, 말리부 등 세단은 4만 6064대에서 6만 7719대로 47%나 증가했다. 특히 말리부가 7930대에서 1만 2562대로 58.4% 늘어나 세단 승용차의 증가를 견인했다.

    한국GM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가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에서 선전하자, 위기감을 느낀 현대기아차가 대응에 나서면서 격렬한 경쟁 속에 세단 시장이 더 커지는 결과를 야기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 2017년형과 K5 2017년형을 조기 투입하는 한편 2016년형 쏘나타에 최대 60개월 무이자(선수율30%)를 제공하고, K5에는 50만원 현금할인 혹은 1.5%의 초저리 할부 조건을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세단시장의 확대에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클린디젤 신화가 깨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RV차를 주도하는 것이 디젤차인데, 클린디젤에 대한 실망감으로 RV에서 가솔린 세단으로 옮기는 수요도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중형 세단만이 아니라 준중형 시장의 경쟁도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의 SM4와 한국GM의 올 뉴 크루즈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보이고, 중형 세단 시장처럼 같은 경로의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세단 시장에 가성비가 좋은 신차가 나오고, 클린 디젤에 대한 실망감이 겹쳐 이 시장이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며 “상당 기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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