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이 유독 빠른 가요계에서 최근 눈에 띄는 핫 키워드가 있다. 바로 차트를 점령한 '힙합', 큰 화제를 뿌리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 기획사들이 잇달아 론칭하고 있는 '음원채널'이다.
◇ 차트 집어삼킨 '힙합'
'쇼미더머니5' 우승자 비와이(사진=CJ E&M 제공)
힙합이 올여름 음원차트를 집어삼켰다. 몇년 전부터 대세 장르로 치고 올라오더니, 올해는 정점을 찍고 있는 모양새다. '쇼미더머니'의 영향이 컸다. 2012년부터 매년 방송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시행착오 과정에서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비교적 안정을 찾으며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우승자 비와이가 방송에서 부른 '데이 데이'는 수일째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그 외 경연곡들도 줄줄이 차트 상위권에 안착해 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랩으로 쏟아내는 '사이다' 같은 매력", "언어유희적 측면이 강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장르적 특성"이 관계자들이 꼽는 힙합의 인기 요인이다.
◇ '프로젝트 그룹', 장난 아니네?
C.I.V.A(사진=소니뮤직 제공)
방송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자 연습생 101명이 참가한 '프로듀스101'이 불을 지폈다. 최종 선발된 11명으로 구성된 아이오아이(I.O.I)는 연예계 전방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5월 첫 앨범 활동을 성공리에 마쳤고, 유닛 그룹도 출격 대기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윤채경과 김소희의 경우 '음악의 신2'에 함께 출연한 이수민과 C.I.V.A(씨아이브이에이)란 이름의 팀을 결성해 음악 방송 무대까지 밟았다. 내달 중순에는 최종 선발 문턱에서 좌절한 연습생 5명이 모여 '일반인'의 영어 발음 이니셜을 딴 아이비아이(I.B.I)란 이름의 팀으로 곡을 발표한다.
그런가 하면,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통해 결성된 '언니쓰'는 박진영이 만든 곡 '셧 업'으로 음원차트 1위까지 찍었다. 이벤트 성격이 강하지만, 프로젝트 그룹의 화제성만큼은 어지간한 그룹 보다 높다.
◇ '음원채널' 브랜드화 활발
SM '스테이션'을 통해 곡을 발표한 윤미래(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가요 기획사들은 자체 음원 채널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신곡을 발표하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SM엔터테인먼트의 움직임이 기민하다. SM은 지난 2월부터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을 통해 매주 금요일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윤미래, 김범수, 빈지노, 에릭남, 딘 등이 SM 프로듀서 혹은 가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이례적인 작업이 이뤄졌다.
성시경, 박효신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음원 채널인 '젤리박스'를 론칭했으며, 바이브가 수장으로 있는 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도 '메이드 인 더 바이브'를 통해 꾸준히 프로젝트 싱글을 발표하는 중이다.
이 덕분에 서로 다른 기획사에 속한 가수가 콜라보레이션 곡을 발표하는 모습도 꽤 익숙한 풍경이 됐다. 매일 신곡이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획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