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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버스사고 母 "1분 전 마지막 탑승자를 몰랐다니"

사회 일반

    통학버스사고 母 "1분 전 마지막 탑승자를 몰랐다니"

    "60도 차속에 8시간 갇혔던 아들 떠올리면 숨 막혀"

    <피해자 어머니="">
    - 버스 좋아해 태웠는데…눈물만
    - 현재도 의식 불명
    - 아이 볼 때마다 가슴 미어져
    - 유치원 측 대응 미흡해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
    - 외국선 잠든 아이 의무 체크해야
    - 법만 강화됐을 뿐 현실성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어머니(익명), 허억(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기막힌 사고였습니다. 만 3세.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5살인 어린이가 유치원 통학버스에 갇힌 채 무려 8시간을 고통 받다가 의식 불명 사태로 발견된 사건. 지난주 금요일 광주에서 발생한 사건이죠. 그날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35도를 넘었습니다. 따라서 시동이 꺼진 채 밀폐된 버스 내부는 60도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잠이 든 아이를 버스 기사도 통학지도 교사도 발견을 못한 채 그냥 내려버린 거라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우선 사고를 당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어머님 나와 계십니까?

    ◆ 어머니> 네.

    ◇ 김현정> 지금 병원이신가요?

    ◆ 어머니> 아니요.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어서 만나볼 수가 없는 상황 이어서 아기 아빠만 대기 중이고 저는 저녁에 집에 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는 상황. 그러니까 지금 어떤 상태인거죠?

    ◆ 어머니> 사고 당일과 비슷하게 혼수상태에 있는,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 김현정>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주 금요일에 아이가 통학버스를 탄 게 아침 몇 시 입니까?

    ◆ 어머니> 대략 한 8시 55분 정도돼요.

    ◇ 김현정> 8시 55분. 유치원에서 집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 거죠?

    ◆ 어머니> 도보로 3분 거리이고 차량으로는 1분 거리입니다.

    ◇ 김현정> 상당히 가까운 거리인데 어떻게 통학버스를 이용했나요?

    ◆ 어머니> 저희 아기가 유치원에 저희가 데려다주면 자꾸 울고 해서 유치원 통학버스를 태우면 그래도 울지 않고 가는 편이라서 통학버스를 이용해서 보냈습니다.

    ◇ 김현정> 즉, 아이가 유치원에 안 들어간다고 버티고 이럴 때가 있는데 버스 타는 건 좋아해서 버스를 이용하게 했다는 말씀이죠?

    ◆ 어머니> 네, 그래서 아침에 제일 늦게 타고 하원할 때는 제일 먼저 내리는 편이에요.

    ◇ 김현정> 그런데 그 사이에 잠이 들었다는 얘기인가요.

    ◆ 어머니> 저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어요. 어른들도 1분 사이에 잠을 잘 수가 없는데요. (우리 아이는) 동생이랑 같이 밖에서 뛰어놀다가 차를 탔는데요. 그런 애가 1분 사이에 잠을 잘 수 있다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가죠).

    ◇ 김현정> 버스 기사나 인솔교사는 아이가 잠이 들어서 쓰러져 있어서 발견하지 못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 어머니> 저희는 사실 아직 기사나 아니면 유치원 측에서 그런 사건의 경위나, 상황에 대해서 아기가 어떻게 차에 남겨지고 어떻게 됐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유치원 측에서 어찌어찌 사고가 난 거라고 직접 부모님께 얘기를 전한 게 없습니까? 전혀?

    ◆ 어머니> 네,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부모님들이 직접 설명 들은 건 없지만, 경찰을 통해서 보도가 되고 있는 건 들어보셨을 거예요. 아이가 잠이 들어서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부모님들은 이해하실 수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 어머니> 절대 이해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진짜 안전벨트를 매고 있다가 그냥 안전벨트 하고 나서 땡 하면 도착하는 거리예요.

    ◇ 김현정> 여하튼 이건 더 조사를 해 봐야 하는 걸로 하고요. 당시 버스에 아이들은 몇명이나 타고 있었나요?

    ◆ 어머니> 9명이요.

    ◇ 김현정> 9명이. 그 9명을 지금 못 챙긴 게 되는 겁니까?

    ◆ 어머니> 네.

    ◇ 김현정> 어머님은 그 사실이 더 기가 막히시겠어요.

    ◆ 어머니> 그렇죠. 진짜로 처음에 타서 만약에 너무 이렇게 거리가 멀어서 아기를 기억하지 못했다면 저는 이해를 하는데요. 이거는, 유치원에 도착하기 1분 전에 탄 아기를 내렸는지 안 내렸는지도 몰랐다는 건 그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어떻게 받아 들여야 될지 모르겠다는 말씀. 또 버스에서 아이를 설사 놓쳤더라고 하더라도 한 번 더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죠. 보통은 교실에서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가 한 번 더 확인을 합니다, 보통 유치원들은 출석하기로 한 아기가 등교를 안 하면 반드시 부모한테 연락을 하죠. ‘A라는 아이가 지금 안 왔네요, 왜 아직 안 온 거죠?’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연락도 못 받으셨어요?

    ◆ 어머니> 예. 못 받았어요. 보내고 나서부터 연락 한 통을 못 받고 있다가 하원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온 상황이어서 오늘은 좀 늦는구나 (하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원장님이 전화가 와서 이렇게 알게 되었어요. 아기가 병원에 실려간 걸.

    ◇ 김현정> 하원 시간이 돼서야 발견됐다는 거니까, 그러면 그게 몇 시쯤 되는 거죠? 발견시간이?

    ◆ 어머니> 듣기로는 오후 4시 반에 발견됐다고 하더라고요. (하원 시간에) 차량이 안이 덥다고 기사가 우선 하원을 시키려면 더우면 안 되니까 먼저 나와서 차문을 열고 에어컨 켜고 통풍시키려고 나왔다가 아기를 발견했어요. 이렇게 아기가 이미 쓰러져 있는 상태고 눈이 약간 이렇게 반 감긴 상태에서 의식불명으로 있어서 안아다가 그늘 밑에다 눕히고 119를 불렀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오후 4시 반까지, 세상에. 그날 금요일에 광주 기온이 어땠죠, 어머님?

    ◆ 어머니> 더워서 저도 (둘째) 아이를 데리고 저도 땀 뻘뻘 흘리면서 집에 온 다음에는 밖에 안 나갔었거든요, 사실.

    ◇ 김현정> 그 정도로. 그럼 아이가 처음 발견했을 때 체온이 40도가 넘고 눈은 풀리고 이런 상태였다고요?

    ◆ 어머니> 네, 구급차에 딱 올라타서 아기 머리를 돌려서 확인했을 때는 이미 불러도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요. 머리가 한쪽으로 옆으로 이렇게 돌려 있는 상태였고, 눈이 약간 반쯤 떠 있는 상황이었고요. 아예 옷을 다 벗겨놓은 상황에서 밑에는 냉찜질 팩하고, 위에는 거즈로 물을 적셔가지고 가슴에 올려놓은 상태고, 옆에서 간호사가 인공호흡기를 손으로 누르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 상황에서 지금 하나도 나아지지 않은 채 그냥 중환자실에 놓여 있는 아이. 상상도 못하셨죠? 그날 아침에 아이를 보낼 때만 해도.

    ◆ 어머니> 그렇죠. 애가 가겠다는 거 아침에도 물어봤었거든요. ‘유치원 갈래, 말래. 안 가고 싶으면 내가 선생님하고 전화할게’ 했는데. 가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로서 어떻게 이건, 정말 아기 볼 때마다 진짜로 가슴이 미어지거든요. (눈물) 너무 아파요. 가슴이 너무 아파요.

    ◇ 김현정>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 어머니> 저희가 원래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사실 3월에 옮겨서 보낸 건데요.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요. (유치원을) 믿고 진짜로 잘 다닐 거라고 했는데 이렇게 해 가지고 게다가 또 그런데 대응도 너무 이렇게 진짜로…(미흡하고요.) 아기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요. 그거에 대해서 유치원에서 저희한테 상황 설명도 안 해주는 그런 상황에서 유치원에다가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상황 설명조차 안 되고 있는 이 상황이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말씀. 사과하러 그러면 아무도 안 왔습니까, 사과조차도?

    ◆ 어머니> 사고 당일에 분명 원장님이 저희한테 와가지고 상황 설명 없이 그냥 ‘어머님 죄송합니다’ 해서. 제가 ‘아기를 치료하고 얘기합시다’ 하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이튿날부터는 (관계자가) 어제는 오전에 얼굴 비추고 지금까지 얼굴 한 번도 보이지도 않았고요. 원장님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어머니> (눈물) 진짜 이렇게 보면 진짜 손찌검이라도 하고 싶어요. 꼴 보기도 싫어요, 진짜로. 지금 상황은 진짜….

    ◇ 김현정> 참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까 저도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아무쪼록 일단 아이가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마음 모아서 우리가 다 기도해야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어머니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어머니> 감사합니다.

     

    ◇ 김현정> 폭염 속에 8시간 가까이 통학버스 안에 방치됐던 아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먼저 만났습니다. 통학버스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그동안 문제점이 많이 개선된 걸로 알았는데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또 벌어진 것인지 좀 짚고 가야겠습니다. 가천대학교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 연결을 해보죠. 허 교수님, 나와계십니까?

    ◆ 허억>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 작년부터 세림이법 만들어지고 셔틀버스에 대한 안전기준이 훨씬 강화된 거 아니었나요?

    ◆ 허억> 그렇죠. 대폭 강화시켰죠.

    ◇ 김현정> 그런데 왜 이런 사고가 또 벌어진 겁니까?

    ◆ 허억> 법만 강화시켰습니다. 정작 이 법을 지켜야 될 운전자나 인솔 교사 이 시설장의 의식과 행동은 전혀 변한 게 없습니다. 사실 물론 세림이법에 ‘잠든 것을 확인해야 한다’. 이런 조항까지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승하차 안전을 강화시킨 법이 세림이법이거든요. 그럼 기본적으로 몇명이 탔는지 몇 명이 내렸는지 확인하는 건 기본입니다.

    ◇ 김현정> 기본이죠, 그게 뭐 디테일하게 거기에 써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건 기본 아닙니까?

    ◆ 허억> 그렇죠. 지금 너무나 안타까운데요. 우리 어른들의 사소한 부주의, ‘설마’하는 안일한 의식이 또 한 어린이의 생명을 사경에 이르게 했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고요.

    ◇ 김현정> 그렇죠.

    ◆ 허억> 특히 지금 세림이법에 보면 만 6세 미만 아이에게는 반드시 카시트 착용이 의무화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냥 안전벨트 정도가 아니라 카시트를 태우게 돼 있어요?

    ◆ 허억> 그렇죠. 만약에 카시트만 착용을 했더라면 아이, 운전자가 뒤를 확인하면 아이가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카시트 착용도 안한 걸로 지금 보여지는데요.

    ◇ 김현정> 카시트를 타게 되면 아이가 위로 이제 올라가게 되니까. 의자 위에 의자 하나를 더 놓는 거니까 보였을 거였다는 말씀?

    ◆ 허억> 법만 강화시켜놨지 현실적으로 전혀 지켜지지도 않고요. 하여튼 이걸 계기로 보다 강화된 대책이 만들어져야 됩니다.

    ◇ 김현정> 지금 유치원측은 경찰에서 이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그날은 평소 같은 정상 수업일이 아니었고 방학임에도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경우만 돌봐주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출석을 했는지 안 했는지 원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이 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허억> 사실 누가 출석했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고요. 몇 명이 탔는지 확인하는 건 그건 기본 아닌가요? 우리 운전자나 인솔 교사 역할이 바로 그런 거죠. 몇 명이 탔는지 또 탄 아이들이 안전띠는 제대로 잘 맸는지 또 안전하게 하차시켜주고 목적지까지 잘 가게 하는 거죠. 이건 당연히 운전자와 인솔교사의 역할인데 이런 기본적인 역할을 안 하다 보니까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겁니다.

    ◇ 김현정> 만약 출석이나 결석이 그날 자율이었다면 오히려 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탄 아이 이름 적고 그 아이 내리는 거 확인하고 더 챙겼어야 되는 상황 아닌가요?

    ◆ 허억> 그렇죠. 지금 영유아 보육법상에는 이런 거를 하도록 의무화돼 있습니다. 의무화는 돼 있는데, 역시 이런 것도 법만 강화시켰지 역시 또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어떤 대안을 더 만들어야 되겠습니까? 다른 나라 경우는 어떤지도 궁금하고요.

    ◆ 허억> 미국이나 캐나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사고가 근원적으로 나질 않습니다. 어린이 통학 버스 안전관리 기준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라고 해 가지고요. 잠들어 있는 아이를 점검하라는 조항이 있고요.

    ◇ 김현정> 잠든 아이를 체크하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 (Sleeping child check).

    ◆ 허억> ‘슬리핑 차일드 체크’라고 해서 어린이 통학차량의 가장 끝 쪽에다가 체크 버튼을 설치하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버튼을요?

    ◆ 허억> 그래서 반드시 운전자는 시동 끄기 전에, 차문 닫기 전에 체크 버트를 누르고 내려야 합니다. 이걸 안 누르고 시동을 끄거나 하면 비상경고음이 울립니다. 이 체크 버튼을 누른다는 것은 끝까지 가서 눈으로 확인하라는 거거든요.

    ◇ 김현정> 시동 끄기 직전에 버튼을 눌러라 하는 규정이군요.

    ◆ 허억> 이런 제도적인 장치도 우리도 꼭 마련이 돼야 됩니다.

    ◇ 김현정> 이중삼중 안전망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억> 예.

    ◇ 김현정> 대한민국을 참 놀라게 한 뉴스였습니다. 셔틀버스에 갇혀 있던 아이 아무쪼록 빨리 의식을 찾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여기까지 짚어보죠. 가천대학교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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