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 '여성시대' 회원들의 '여성혐오 반대' 광고가 서울 지하철에 게시된다.
여성시대는 지난달 서울메트로에 광고 도안을 제출했지만, 남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이유로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는 광고 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하철에 광고가 게시돼 메트로가 이를 떼어내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는 3일 오전 광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여성시대가 제출한 광고 도안 22건 가운데 19건에 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도안 중 2건은 광고 수정, 1건은 광고 불가로 판정했다.
광고 수정 결정을 받은 광고 도안 2건에는 '잠재적 범죄자', '남자는 다 늑대야'라는 표현이 적혀 있고, 손에 칼을 쥔 남성이 여성을 쫓아가는 이미지가 그려져 있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심의위는 "이들 표현은 남성을 저속하게 일반화한 성차별적 표현"이라면서 "이미지 역시 폭력성을 과도하게 표현해 어린이나 청소년 등 품성과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광고 불가 판정을 받은 도안은 포스터에 '남자는 다 짐승?', '남성에게 필요한 것은 여성의 몸이 아닌 목줄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목줄 이미지가 그려져 있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심의 결과를 광고주인 여성시대와 광고대행사에 통보한 뒤 도안 수정 또는 광고 게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는 매달 약 700건씩 진행하는 광고 도안 심의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여부 등 서울시의 성별영향분석 평가항목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