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6일(한국 시각) 리우올림픽 일본과 예선 1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리우데자네이루=노컷뉴스)
역시 배구 여제였다. 김연경(28 · 192cm)이 숙적 일본에 당한 4년 전 패배에 대한 화끈한 설욕전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연경은 6일(한국 시각) 브라질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일본과 A조 1차전에서 양 팀 최다 30점을 쏟아부으며 3-1(19-25 25-16 25-17 25-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김연경은 수비에서도 23개의 리시브와 팀내 최다인 29개의 디그를 잡아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지난 2012년 런던 대회 3, 4위 전에서 일본에 당한 패배를 깨끗하게 되갚았다. 김연경은 당시 대회 MVP에 뽑히고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나 김연경은 더 성장했다. 특유의 강타는 여전했고, 여기에 노련함까지 갖춰진 김연경을 일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김연경은 일본 여자 배구 자존심 기무라 사오리와 에이스 및 주장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사오리는 이날 12점에 그쳤고, 새 에이스로 떠오른 나가오카 미유도 21점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일본과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조별예선 1차전에서 홀로 30득점을 몰아치고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경기 후 김연경은 환한 얼굴로 "일본전을 정말 준비 많이 했는데 이겨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 말고 많은 선수들이 잘 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일본전 승리라 더 값졌다. 김연경은 "아무래도 언론에서 런던올림픽 얘기가 많이 나와 신경을 썼다"면서 "설욕해야 한다 생각을 했는데 진짜 되갚아서 기분이 좋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4년 전 런던 대회와 비교한 자신은 어떨까. 김연경은 "당시는 의욕만 앞섰다면 지금은 조금 더 경험과 여유로운 면이 있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최대한 경험한 것들을 얘기할 수 있는 점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김연경은 세계 배구 최고 연봉(약 15억 원) 스타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MVP를 이뤄냈다. 한국 배구의 큰 자산이다.
김연경은 "큰 대회를 많이 했고 챔스리그 등 유럽 경기에서 이동도 잦았다"면서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인지) 긴장하지 않았고, 선수들에게도 긴장되면 같은 선수들의 얼굴을 보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패기로 가득찼던 4년 전 런던의 김연경은 리우로 오는 동안 연륜까지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