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유도 -66kg에 출전한 안바울이 7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파비아 바실고와의 결승에서 이탈리아 파비오 바실에게 엎어치기 한판패를 당한 뒤 얼굴을 감싸고 있다. (사진=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 하지만 우리는 다른 선수에게 기대를 걸어봅니다." "야들야들한데" "얼굴도 예뻐서."
2016 리우올림픽을 중계하는 지상파 방송 해설진의 금메달 타령, 성차별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8일 '2016 리우 올림픽 중계 성차별 발언 아카이빙'이라는 제목의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따르면, 지난 6일 여자 펜싱 에페 해설을 맡은 KBS 최승돈 아나운서는 "여성 선수가 철로 된 장비를 다루는 걸 보니 인상적이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최인정 선수가 입장하자 "무슨 미인대회에 출전한 것처럼요, 계속해서 미소를 띄우고 있는 최인정 선수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날 여자 유도 48㎏급 16강에서 SBS 전기영 해설위원은 정보경 선수와 상대 선수의 프로필을 언급하던 중 베트남 선수를 설명하며 "런던올림픽에도 참가를 했었구요. 여성의 나이 치곤 좀 많죠. 스물여덟 살이고"라고 말했다. SBS 김정일 캐스터는 첫 출전한 몽골 선수에게 "살결이 야들야들한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같은 날 여자 유도 48㎏급 경기를 중계하던 KBS 한상헌 아나운서는 여성 아나운서에게 "몸무게가 48㎏이 넘는지"를 물었다.
이튿날인 7일 여자 개인 혼영 400m 결승을 중계하던 KBS 방승훈 수영 해설위원은 세계기록보다 1.28초 빠르게 100m를 통과한 카틴카 호주 선수를 두고 "지금 결혼을 하면서 이렇게 기량이 상승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남편의 사랑의 힘인가요?"라고 했다.
이날 비치발리볼 중계를 맡은 KBS 한상헌 아나운서는 "해변에는 여자와 함께 가야죠. 남자와 함께면 삼겹살 밖에 더 먹나요"라고 말했다.
8일 SBS 노민상 해설위원은 여자 배영 100m 예선 1조 경기를 중계하면서 1위를 한 13세 네팔 선수에게 "박수 받을 만하죠. 얼굴도 예쁘게 생겨가지고"라는 발언을 했다.
이 스프레드시트 운영자는 "본 스프레드시트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중계 중 해설진의 성차별적 발언을 기록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각 방송사에 공식 항의하여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 직접 들으신 게 아니라 트위터 등에서 보신 것을 아카이빙하시는 것도 환영한다"고 전했다.
올림픽 중계 해설진의 여전한 금메달 타령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트위터리안 '@_9****'는 "근데 올림픽 중계에서 제일 마음에 안 드는 것: 한 선수 탈락했는데 '아 하지만 우리는 다른 선수에게 기대를 걸어봅니다'. 그 선수에게는 지난 4년간의 인생이었고 전부였는데 그냥 이제 넌 필요없다 하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sl****'는 "올림픽 중계방송은 왠만하면 볼륨 줄이고 듣는 게 좋아요. 준비 안 된 해설자와 호들갑 떠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경기 감상에 몹시 방해됩니다"라고 중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ey****'도 "은메달만 따도 아쉽다던 금메달 타령 시절에서도 벗어났으니 이 점도 차차 나아지겠지만,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라고 적었다.
"금메달 아닌 게 아쉽긴 해도, 은메달이라는 성과 들고 온 사람한데 금메달 '실패'라고 하니까 좀 보기 안 좋다. 기사 내용 안에서 은메달을 칭찬하는 말은 없어 왜"(@_Pie****), "저기요. '금메달 사냥에 실패했습니다' 말고, '자랑스러운 은메달입니다'라고 할 순 없겠어요? 다들 하나 같이 어쩜 이래"(@ju****)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