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유도 73kg급 세계랭킹 1위 안창림은 리우 올림픽의 금메달 유력 후보로 평가됐지만 16강에서 예상하지 못한 패배로 조기 탈락의 아쉬움을 맛봤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자 유도 73kg급의 세계랭킹 1위 안창림은 디르크 판 티첼트(벨기에)를 2번 만나 모두 이겼다. 2번 다 제주도에서 이겼다. 2014 제주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준결승에서 처음 만나 승리했다. 2015년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붙어 한판승을 거뒀다. 그런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16강에서 만나 졌다.
남자 66kg급 세계랭킹 1위 안바울은 일본에 약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당한 8패 중 7패를 일본 선수에게 당했다. 징크스를 깼다. 준결승에서 그동안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에비누마 마사시를 꺾었다. 그런데 결승에서 세계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허무한 한판패를 당했다.
남자 60kg급의 김원진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원진과 준결승에서 만날 예정이었던 라이벌이자 천적 다카토 나오히사(일본)가 8강에서 떨어졌다. 그런데 앞서 열린 경기에서 김원진 역시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예상한 둘의 대결이 패자부활전에서 펼쳐졌다. 김원진은 동메달결정전에 나가지 못했다.
여자 57kg급에서 세계랭킹 2위로 도약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김잔디는 첫 경기를 넘기지 못했다. 상대는 세계랭킹 11위의 하파엘라 시우바. 하필 브라질 선수였다. 브라질 팬들은 이번 대회에서 마치 축구장의 응원 열기를 실내로 가져온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김잔디는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시우바에게 졌다.
한국 유도는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대회 첫날 김원진이 아쉽게 입상권에 들지 못했지만 여자 48kg급에 나선 정보경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보경은 세계랭킹 1위 문크흐바트(몽골)에 반칙승을 거두며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비록 결승에서 졌지만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첫 메달리스트가 돼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정보경은 "'울지마라.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이었다'는 축하가 가장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안바울도 은메달을 땄다. 소중하지 않은 메달은 없다. 그래도 유도계는 아쉬움이 적잖다. 안바울은 세계랭킹 1위 선수이고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여겨졌던 준결승전 고비를 넘기고도 정상에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사실상의 결승전은 없다.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다. 제주도에서는 이겨도 브라질에서는 질 수 있다. 4강에서 붙어야 할 상대를 패자부활전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올림픽은 전세계의 유도 축제가 아니다. 지구촌 스포츠 축제다. 선수들은 더 집중하거나 더 긴장한다. 어떤 승부가 펼쳐질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일본만 봐도 그렇다. 유도 종주국으로서 올림픽 때마다 평균 3개 정도의 금메달을 가져갔던 일본 남자유도는 런던에서 '노골드'에 머물렀다.
올림픽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도 도전해야 하는 무대다. 한국 유도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 시간으로 9일 밤부터 남자 81kg급 이승수와 여자 63kg급 박지윤이 메달 사냥에 나선다. 10일 밤에는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남자 90kg급 곽동한이 우승에 도전하고 여자 70kg급 김성연도 함께 출전한다. 남자 100kg 이하급의 조구함과 100kg 이상급 김성민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