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신원영 군에게 락스를 붓는 등 잔인한 학대 끝에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 한 계모와 친부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5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0일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계모 김 모(38) 씨와 친부 신 모(38) 씨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하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학대행위를 중단하고 적극적인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런 결과 발생을 용인했다"고 살인죄 성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한 이상 피고인들에 대해 엄한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국민의 분노, 사회적 관심이 높다고 양형을 결정할 수는 없는 점, 피고인들도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 등을 거치며 학대를 받아온 점, 또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김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락스를 뿌리는 등 학대를 하다 지난 2월 초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부어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 씨는 이러한 김 씨의 학대행위를 알면서도 처벌을 우려해 방관하다 원영이를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이후 원영이의 시신을 베란다에 10일간 방치했다가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학대가 고문수준으로 잔혹하다"며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신 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한편 이날 재판정에는 아동학대방지 시민모임 등 시민 사회단체와 숨진 신 군의 가족 등 100여 명이 방청했다.
재판부 선고 이후 양형에 항의한 일부 방청객들은 퇴장 명령을 받기도 했으며, "얼마나 더 중한 학대를 저질러야 무기징역이 선고 되냐", "아동학대를 엄중하게 처벌할 의지가 있느냐"며 검찰에 강력하게 항소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