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펠프스(왼쪽)와 라이언 록티. (사진=NBC 트위터)
마이클 펠프스(31, 미국)는 혼영 2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통산 올림픽 금메달만 18개. 주종목인 접영뿐 아니라 수영 자체에서 적수가 없었다.
그런 펠프스에게도 라이벌은 있다.
바로 라이언 록티(32, 미국)다. 록티 역시 펠프스와 마찬가지로 만능이다. 자유형은 물론 배영, 접영에도 능했다. 혼영에서 펠프스의 유일한 적수였다. 펠프스가 3연패를 달성한 혼영 200m 세계기록(1분54초00) 보유자도 록티다.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아쿠아틱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년 리우 올림픽 혼영 200m를 앞두고 미국 언론이 떠들썩했다.
바로 펠프스와 록티의 마지막 라이벌 대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펠프스는 접영 100m를 남기고 있지만, 록티는 접영 100m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미 펠프스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선언한 만큼 2004년부터 이어진 라이벌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경기였다.
펠프스는 2003년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2005년, 2007년 세계선수권, 그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혼영 200m를 거머쥐었다. 록티는 2009년과 2011년, 2013년, 2015년까지 세계선수권을 4연패했다. 둘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딴 메달만 80개가 넘었다.
런던 올림픽까지 18개의 금메달(총 22개)을 딴 펠프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록티도 런던 올림픽까지 5개의 금메달(총 11개)을 땄다.
누구 못지 않은 성적이지만, 펠프스의 그늘에 늘 가려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1개의 메달 중 9개를 펠프스와 같은 종목에서 땄다. 4개는 계영에서 합작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지난 10일에도 계영 800m 금메달을 합작했으니 함께 딴 계영 금메달은 4개다. 펠프스와 겨뤄 딴 나머지 5개 메달 중 금메달은 하나였다. 펠프스의 맞대결 전적은 1승4패. 유일한 승리는 런던 올림픽 혼영 400m 금메달이었다.
펠프스가 3연패한 혼영 200m에서는 아테네 은메달, 베이징 동메달, 런던 은메달로 펠프스에 번번이 밀렸다. 혼영 400m도 베이징에서는 동메달이었다.
마지막 라이벌전을 앞두고도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한 마이클 펠프스(왼쪽)와 라이언 록티. (사진=라이언 록티 트위터)
그래도 둘은 라이벌이자 절친이었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무하마드 알리-조 프레이저(복싱), 워싱턴 레드스킨스-댈러스 카우보이스(NFL), 육군-해군, 매직 존슨-래리 버드(농구)와 같은 라이벌"이라고 펠프스와 록티의 관계를 설명했다.
펠프스는 "솔직히 록티와 레이스가 즐겁다. 록티는 나에게 최고의 성적을 가져다준다"고 말했고, 록티도 "우리는 서로에게 최고의 성적을 안겨준다. 2004년 이후 언제나 함께 레이스를 했다.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웃었다.
두 라이벌의 마지막 대결은 다소 허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