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5년 1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당시 여자 49kg급 세계랭킹 7위였던 김소희(22, 한국가스공사)는 1회전에서 올림픽 2연패를 한 '여제' 우징위(중국)에게 패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2016년 리우 올림픽부터 세계랭킹 6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김소희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8위 이트젤 만자레즈(멕시코)가 동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세계랭킹 7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세계랭킹 6위 이내에 태국 선수가 두 명 포진하면서 김소희에게 티켓이 넘어왔다. 누구보다 올림픽이 간절했던 김소희에게 행운이 따랐다.
사실 김소희는 46kg급 세계 최강이었다.
김소희는 서울체고 재학 중이던 2011년 경주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5년 황경선(당시 서울체고) 이후 6년 만에 나온 고교생 챔피언이었다. 2013년 푸에블라 세계선수권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김소희에게도 올림픽은 남의 이야기였다. 김소희가 뛰는 46kg급은 올림픽 체급이 아니었다. 게다가 한국 여자 태권도는 단 한 번도 49kg급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57kg급, 67gk급에 선수를 내보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67kg급과 67kg 초과급에 출전시켰다.
하지만 WTF가 출전 규정을 바꾸면서 올림픽 출전 기회가 찾아왔다. 종전 남녀 두 체급씩만 출전할 수 있었던 규정을 체급별로 세계랭킹 6위까지 출전권을 주면서 체급당 1명씩 출전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행운까지 따르면서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김소희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3년 전부터 오픈 대회와 일반 대회는 46kg급에서 뛰면서 그랑프리 대회는 올림픽 체급인 49kg급에 출전했다.
고작 3kg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3kg의 차이는 꽤 컸다.
답은 훈련이었다. 김소희는 3kg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2월 동계훈련 기간 동안 발차기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오로지 웨이트를 통한 근력 향상에 힘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