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소설가인 김태광의 시집 '그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가 출간되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을 작가 특유의 감수성과 서정적 문구로 절절히 써 내려간 시집이다.
책 속으로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나의 가슴속에 끊임없이
그리움의 낙엽이 쌓이고 있다는 말.
답을 알 수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써 내려간 나의 흔적들을
지우개로 지우고
또 지우고 한다는 말.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중에서
그리움이란
내 발아래, 한없이 밀려오는 물결 같은 것.
가만히 있어도, 굳이 그리워하지 않아도
끝없이 밀려오는 것.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나 스스로 바람이 되어
물결이 되는 것.
- 〈굳이 그리워하지 않아도〉 중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먼저 들판에 떨고 있는
한 떨기 들꽃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한낮, 태양의 빛에 가리어 보이지 않는
낮별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중에서
어느덧 마당에는 꽃이 피었습니다.
간간이 따스한 바람도 스칩니다.
아마 그대가 서 있는 땅에도 봄이 왔겠지요.
지난가을에 졌던 꽃은 다시 피어나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장담했던
그대에게선 편지 한 통 없습니다.
때론,
그대 사랑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 때는
사랑을 잠시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지금 그 사랑의 무게가 없기에
내가 이토록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고 넘어진다는 것을.
- 〈사랑의 무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