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남대 제공)
"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하고자 하는 길에 희망이 있기에 죽는 그 순간까지 배우고, 도전하고 싶습니다." 만 80세의 할머니가 학사모를 썼다. 22일 역대 최고령으로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안목단 씨. 실제 나이는 이보다 4살 많은 84세다. 주민등록상 1936년생인 안 씨는 지난 2012년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영남대에 입학해 큰 화제를 모았었다. 입학한지 4년 6개월 만에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손에 쥐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청소년 시절 겪은 6.25전쟁, 순직한 군인의 미망인으로서의 삶, 군납사업자이자 사회사업가로서의 활동 등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일대기를 소설로 남기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한 안 씨는 재학 내내 단 한 번도 결석과 지각을 하지 않았던 모범생이었다.
"소설을 좋아하고 문학에 취미가 있었기에 밤을 세워가며 공부하고 과제 준비를 했어요.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대학 생활의 모든 것이 설레고 좋았어요. 특히 손자뻘인 학생들과 함께 한 시간은 팔십 평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겁니다." 안 씨는 지난 대학생활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학우들을 먼저 떠올렸다.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주거나, 노트 필기를 도와주는 등 안 씨는 함께 수업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던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기억하며 고마워했다. 학생들도 쉬는 시간에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식사도 하는 등 기꺼이 안 씨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같은 학과 2년 후배인 장보민(22·국어국문학과 3학년) 씨는 "전공 수업 몇 과목을 같이 들었는데, 늘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수업을 듣던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며 "선배님과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꼭 대학원에 진학해 앞으로도 학교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졸업을 축하했다.
안 씨는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커서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교와 학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더욱 힘든 도전이 되었을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졸업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말했다.
배움에는 나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안 씨. "현재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기회가 주어지고 능력이 있을 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면서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