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이인원 정책본부장 (사진=자료사진)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혐의를 수사 중인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인원 부회장이 남긴 유서 일부가 29일 공개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해 초까지 모든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신 총괄회장에게 돌리는 내용이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가 예정된 지난 26일 경기도 양평의 한 산책로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상의 흔적이 없고 유서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부회장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비자금은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2015년까지 롯데그룹과 관련한 모든 결정을 신격호 총괄회장이 했다"며 경영 책임 대부분을 신 총괄회장에게 떠넘기는 내용의 유서가 추가로 공개돼 지금까지 신동빈 회장을 겨냥해 진행된 검찰 수사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롯데그룹 측은 이에 대해 "유서 내용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룹의 모든 결정은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됐고 결제를 받은 건 맞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차남으로, 지난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다툼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 부회장의 빈소에 조문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형인 신 전 부회장 역시 이날 오전까지 조문을 하지 않고 있다.